응급센터 찾은 윤 대통령 "예비비 편성해서라도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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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밤 경기 의정부 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실 수요가 많아지는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서 의사선생님들이 번 아웃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실 ‘뺑뺑이’ 등 운영 차질로 민심이 악화하자 윤 대통령이 직접 응급실을 방문해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저녁 의정부 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현장 방문을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50분부터 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1시간 20분 정도 머물며 의료진의 의견을 청취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의료기관 방문은 “지난 2월 의료개혁 발표 이후 이번이 9번째”라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정부는 지난 8월 필수의료 수가인상, 향후 5년간 건강보험 10조원, 재정 10조원 투자계획 등을 발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성태윤 정책실장, 장상윤 사회수석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들과 만나 “응급의료가 필수 의료 중에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가 무엇을 하면 의료진 여러분들이 일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기탄없이 이야기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은 “현재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 진료에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병원장은 또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제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도 제안했다. 최세민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간호부장은 “흉부외과 등에 진료지원PA간호사가 있었는데 그동안 법적인 보호를 못 받아서 어려움이 있다가 이번에 간호법이 통과돼서 당당하게 업무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며 “진료지원간호사가 있어도 처방할 수 없는 부분은 의사부족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그동안 정부의 수가 정책이나 의료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고위험, 중증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특히 앞으로 응급, 분만, 소아, 중증을 포함한 필수 의료 인력들에 대해 지원을 의료인들이 느낄 수 있을 만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료인의 법적 리스크나 보상의 공정성 문제도 해결해 소신 진료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라고 말한 뒤 박민수 2차관에게 “정부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도와드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응급실 운영 차질에 대한 비판 여론을 진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때 의료 위기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의료현장을 한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관리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일었던 점도 반영된 것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이 민심이나 응급실 상황을 온전히 들을 수 있는 방식이냐를 두고는 비판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의 응급실 방문은 기자들이 없는 전속 취재 형태로 이뤄졌다. 대통령실이 사후에 기자들에게 내용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환자분들하고 의료진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전속 취재의 배경으로 환자나 의료진들의 반발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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