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 10만명 넘게 부족…K돌봄 이대론 못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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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돌봄 대전환해야] [1] 인력난 허덕이는 요양시설
최근 경기 양주시 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들이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국내 요양 시설들은 간병인 등 돌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김지호 기자
지난달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돌봄과 간병이 필요한 노인 역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돌볼 간병인은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일을 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는 65만7104명이다. 올해 요양보호사 수요 전망치66만6513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 수요는 더 증가해 2028년엔 8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자격증을 갖춘 요양보호사는 주로 요양원에서 일한다.
그래픽=양인성
간병인이 부족한 것은 일은 힘든데 처우가 열악해 오래 일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월급은 평균 200만원 초반대인데, 야근 근무도 잦다. 노인을 씻기는 등의 육체노동과 감정 노동까지 모두 해야 하지만, 보수는 터무니없이 적다는 것이 간병업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전국요양보호사협회는 “최저 수준의 시급을 받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업무 강도는 높고,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젊은이들이 기피해 현재 일하는 간병인 상당수는 노인이다. 2023년 기준 요양보호사 평균 연령은 67.1세에 달한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것이다.
실태가 이렇다 보니, 요양 시설들은 ‘초보’라도 일할 의지만 있으면 간병인으로 고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못 구해 입소를 원하는 환자나 노인을 못 받는다. 장기 근속자가 적으니 간병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구인난과 함께 치솟는 인건비 때문에 폐업하는 요양 시설도 많다.
충북 청주의 한 요양원 관계자는 “우리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하루 종일 엉덩이 한 번 못 붙이고 종종거리며 계속 일만 하는데 최저 임금에 가까운 급여를 받으니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어도 실제 요양 시설에서 일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며 “급여는 적고 일은 어려운데 사회적 자존감까지 낮은 요양보호사 일을 안 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수도권도 돌봄 인력난은 마찬가지다. 서울 구로구의 더세인트요양병원을 운영 중인 임선재 원장은 “한 병실당 간병인을 한 명씩 두는데, 한 사람이 나가면 남은 사람이 병실 두 개를 보게 돼 업무가 너무 과중해지고, 그러면 일하던 사람까지 줄줄이 다 나간다”며 “여름엔 농촌 가서 다른 일 하는 게 더 돈이 되다 보니 전문성 없는 사람들이 겨울에만 잠깐 와서 일하다 가버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간병인들의 전문성과 직업의식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자격 취득이 필요한 요양보호사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교육 이수나 자격증 없이 무경험자도 쉽게 될 수 있는 만큼 이탈도 쉬운 것이다.
요양 시설들은 간병인이 없어 병상을 비워둔 채 간병인을 상시 모집 중이다. 부산 동래구의 한 요양원도 지난해 7월 간병인 모집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어 여전히 모집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한 차례 추가 공고도 냈고, 케어링·실버인·병원잡 등 여러 구인 플랫폼을 활용했지만 소용없었다. 목욕·위생 관리 등 어르신 생활 전반을 보조하는 업무로 주 40시간 기준 200만원대 월급을 주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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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민 기자 at_ham@chosun.com 강다은 기자 k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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