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주재 北외교관, 한·쿠바 수교 앞둔 작년 11월 국내 망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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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표창장 받았던 리일규 참사…태영호 이후 최고위 탈북 외교관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쿠바 주재 북한 외교관이 지난해 11월 망명해 국내로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는 한국과 쿠바가 올해 2월 수교를 앞두고 한창 물밑에서 소통하던 때다. 1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의 리일규52 정무참사가 작년 11월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국내로 들어왔다. 리 참사는 쿠바에서 두 차례 근무한 북한 외무성의 대표적인 남미통이다. 탈북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전 국회의원 등에 따르면 리 참사는 2013년 북한 화물선 청천강호가 무기를 숨겨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다가 적발돼 억류됐을 때 파나마에 파견돼 교섭을 벌여 선원들을 석방시키는 공로를 세웠다. 당시 외신은 석방 교섭을 위해 북한이 외교관 리일규와 라윤백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태 전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그는 청천강호의 억류 문제를 해결한 공로로 김정은 표창장을 받았다"고 썼다. 리 참사는 최근 직무 평가 등으로 북한 외무성 본부와 갈등을 겪다가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쿠바 수교 움직임이 그의 탈북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주목된다. 쿠바는 북한과 형제국으로 불릴 정도로 전통적인 우방국이지만, 지난 2월 한국과 전격적으로 수교를 발표했다. 리 참사는 탈북 전까지 쿠바 대사관에서 한국과 쿠바의 수교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외교관의 탈북이 공식 확인된 건 2019년 7월 조성길 주이탈리아 대사대리, 같은 해 9월 류현우 주쿠웨이트 대사대리 이후 처음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리일규는 주영 공사로 있다가 탈북한 태 전 의원 이후 최고위 망명 외교관이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로 북한의 해외 주재관 교체가 이뤄지면서 세계 각지에 나가 있던 엘리트층의 탈북이 이어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엘리트 계층 탈북민은 10명 내외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경 통제로 작년 전체 탈북민 입국 인원이 2017년의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해외 주재원 탈북은 이어진 것이다. 리 참사는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북한의 한성렬 전 미국 담당 부상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2019년 2월 중순 미국 간첩 혐의로 외무성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총살됐다고 주장했다. 또 리용호 전 외무상은 주중 대사관 뇌물 사건에 연루돼 2019년 12월 일가 전체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월 리용호가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와 관련해 "숙청 여부는 확인되나 처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바 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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