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의료개혁안 읽고 오라" 불쑥 공지…오늘 국힘 연찬회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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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연찬회는 말 그대로 주요 정책·입법에 대한 소속 국회의원의 이해도를 높이고, 지도부와 의원 간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자리다. 여당 연찬회에는 국무위원과 대통령실 참모 등이 참석해 당정 일체, 당정 화합의 자리로 활용한다.
29일부터 이틀간 국민의힘 연찬회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다. 한동훈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처음 열리는 연찬회지만 당내 단합과 당정 화합이란 자리의 취지가 무색하게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의-정 갈등 해법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정면 충돌하고, 이어 국민의힘 내 친윤계와 친한계가 불협화음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의원들에게 일치단결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연찬회에 ‘노타이·흰 셔츠’ 차림을 하고 오라고 ‘드레스코드’를 공지했다. 슬로건은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열다’이다. 이에 맞춰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정책보고를 하고 △민주당 탄핵공세의 헌법적 문제점 △동북아의 지정학과 한국의 번영 △동료의원 특강 △상임위별 분임토의 △시·도별 간담회 등을 갖는다.
그러나 지난 28일 연찬회 첫날 프로그램으로 갑자기 밀고 들어온 ‘의료개혁 관련 정부보고’1시간20분가 연찬회 분위기를 가를 ‘뇌관’이 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총리,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총출동한다. 이들은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밝힌 한동훈 대표 의대 중재안의 ‘비현실성’을 설명하고, 윤 대통령의 의대 증원 계획에 대한 의원들의 지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연찬회에는 한 대표도 참석한다.
국민의힘 원내행정국은 지난 28일 밤 9시가 넘어 의원들에게 윤 대통령의 지난 4월1일 의료개혁 관련 ‘대통령 대국민 브리핑’ 전문을 모두 읽고 연찬회에 참석해 달라고 공지했다. ‘사전 숙제’까지 내주며 군기 잡기에 나선 셈이다. 앞서 한 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에 낀 추경호 원내대표는 28일 대통령·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부보고 뒤 질의 응답 시간에 친윤계와 친한계 의원이 정부·대통령실을 사이에 두고 공방을 벌일 가능성 있다. 국민의힘은 의료개혁 관련 정부보고와 질의 응답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윤-한 갈등, 당내 갈등이 노출되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찬회에 참석할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추석을 앞둔 민생 챙기기’를 명분으로 당지도부와의 만찬까지 취소한 터에 굳이 연찬회를 참석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있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역대 국민의힘 연찬회에 다 갔다. 지금 한동훈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은 극소수다. 윤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국회의원들한테 용기를 줘서 장악·단결시키기 위해 오늘 연찬회에 극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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