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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빈소서 한동훈 만난 MB "불편했지만…재집권 위해 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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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4-10-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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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이긴 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빈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꺼낸 말이다. 당시 한 대표는 대구 일정을 마치고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이 전 대통령 부부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의 편하지만은 않았던 관계를 언급하면서 “하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박 전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인 박 전 대통령과 크게 충돌하지 않은 점과, 친이계와 친박계가 화합해 선거에서 승리한 과정도 설명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이 가장 중요하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잘해낼 것”이라고 했고, 한 대표는 “제가 잘해서 꼭 정권 재창출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빈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빈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한 것은, 격화되고 있는 윤·한尹·韓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을 과거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갈등에 빗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과 여당 차기 유력 대선주자, 즉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 양상인 점에서 닮았다”고 말했다.

친이계와 친박계의 충돌은 보수 진영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치열했던 계파전이었다. 2007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선 친이계와 친박계의 네거티브 난타전이 벌어져 “본선보다 더 치열한 경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혈투 끝에 이 전 대통령이 승리하고, 박 전 대통령이 승복 연설을 한 장면은 지금도 정치권에서 회자된다. 이후에도 양측은 2008년 총선 당시 ‘친박계 공천 학살’ 논란,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두고 대립했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친이·친박계는 오랜 갈등을 눌러 담았고,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친이·친박계가 작정하고 갈라섰다면 결과는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는데, 이 전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이런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내부 갈등이 심하더라도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 아래서는 하나가 돼야 한다는 점을 이 전 대통령이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통령은 24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났을 때는 “여당이 하나 된 힘으로 대통령을 도와서 정부 성공을 돕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5주기 추도식에서 헌화·분향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5주기 추도식에서 헌화·분향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전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은 과거 수사로 얽힌 관계 때문에 더 이목을 끌었다. 한 대표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던 2018년 이 전 대통령의 다스DAS 비자금 및 횡령 사건을 수사지휘했다. 당시 구속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형을 선고받고, 2022년 12월 특별사면됐다.

한 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3월 26일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몇 차례 면담이 추진됐지만, 여러 상황이 겹쳐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부의장의 빈소에서 자연스럽게 만남이 성사됐다. 여권 관계자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가 오갔고, 한 대표도 이 전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경청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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