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풀린 간호사들 숙원…간호법 의료공백 해소 우회로될까 > 정치기사 | politics

28일 국회 본회의에서간호법이 통과되자 방청하던 전현직간호사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간호법 제정안이 여야 간 극적 합의 끝에 28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2005년 입법 시도 이후 19년 만이다. PA진료 지원 간호사는 이르면 내년 6월 합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응급상황 시 의사의 수술 등 업무를 보조하는 PA 간호사는 의료법상 불법 인력으로 여겨져 왔다.

이들은 정부의 의료 개혁으로 인한 전공의 집단 이탈 등으로 인해 필수 의료 분야의 의사가 부족해지자 대체 인력으로 부상,그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현재 PA 간호사로 활동하는 1만6000명 이상은 의료법상 보호받을 수 없는 불안정한 지위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간호법은 긴 진통을 이어오던 여야 간 쟁점 사안이극적으로 봉합되면서 통과됐다. 의정 갈등으로 이어진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를 일부 해결할 수 있다는 여야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야는 국민의힘은 기존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법안에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명시하는 하위 법령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고 민주당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PA 간호사가 검사, 진단, 치료, 투약, 처치 등의 의사업무 일부를 맡을 수 있게 했다.

쟁점 사안이었던 간호조무사 응시 학력 기준에대해선 추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부대의견을 포함하도록 하면서국민의힘이 한발 물러섰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간호사법 대신 민주당의 안인 간호법을 붙였다.

28일 국회 본회의장. 사진=연합뉴스

간호계는 간호법 통과 소식에 곧바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회 본회의 방청석에서 법안 통과 현장을 지켜본 간호사들은 박수를 치며환호했고, 일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한간호협회대한간호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3년여간 국회 앞에서 염원을 외치고 호소해 간절히 바라던 간호법 제정안이 드디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며 "간호법 국회 통과는 22대 국회가 법 제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여야 합치를 통해 이룬 첫 민생법이어서 의미는 더욱 크다"고 했다.

이어 "간호 돌봄 체계 구축과 보편적 건강 보장을 실현해 나가는 길이 열리게 됐고, 우수한 간호인력 양성과 적정 배치, 숙련된 간호인력 확보를 위한 국가의 책무가 법제화돼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토대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간협은 정부의 의료 개혁 동참 의지도 내비쳤다.

이들은 "간호법은 앞으로 국민의 보편적 건강권과 보건 의료계의 공정과 상식을 지키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의료 개혁에 적극 동참하고, 사회적 돌봄의 공적 가치에 대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모든 국민께 약속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간호법 통과를 계기로 향후 의정 갈등의 장기화에 따른 의료 대란이 되레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간호법 제정 중단을 촉구해 온 대한의사협회의협는 PA 간호사의 의료행위를 불법 진료로 규정하고 투쟁을 예고했다. 또 간호법안을 계기로 현장 이탈 전공의 등이 복귀할 명분이 없어졌다고 반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들을 달래기 위해 제시한 의대 정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증원 불변 의지를 재차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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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예 기자 ea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