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수술 수가 250만원…도수 치료 10회 비용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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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 이제부터가 중요]
[9] 실손보험 남용에 병드는 필수의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픽=박상훈 문제는 도수 치료, 비타민·무릎줄기세포 주사 같은 비급여 항목이다. 지난해 지급된 실손보험금 14조813억원 가운데 비급여 보험금이 57%8조126억원를 차지했다. 특히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기본 물리치료급여에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도수 치료비급여를 끼워 파는 방식 등의 ‘혼합 진료’가 횡행하면서 불필요한 진료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남규 건강보험공단 비급여관리실장은 “비급여 진료가 목적이 돼 급여 진료까지 팽창하고 전체 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구조”라며 “실손보험 아래서 벌어지는 의료 남용 행태가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국민의 의료비 지출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상의료비국민이 쓴 의료비 총액 비율’은 9.7%로, 처음 OECD 평균9.2%을 넘어섰다. 2016년 대비 증가율은 40.6%로, OECD 평균5.7%의 약 7배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실손보험 등으로 인한 의료 과다 이용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손보험 때문에 필수 의료 공백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급여 진료로 수익을 많이 올릴 수 있는 피부과·안과·성형외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 등 개원의와 그렇지 않은 2·3차 병원의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 의료’ 의사들 간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진 5명이 각종 의료 장비를 이용해 3시간 동안 대장암 수술을 할 때 받는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가 약 250만원이다. 의사 또는 물리치료사 한 명이 30분 남짓 시행하는 도수 치료 10~20회 가격과 비슷하다. 필수 의료 건보 수가는 거의 오르지 않는데, 비필수 의료에선 경증 환자의 비급여 진료를 최대한 늘려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다. 서울 대학 병원의 한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직업적 자긍심으로도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소득 격차가 커지면 자기 자리를 떠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전문가들은 우선 지역별·병원별로 천차만별인 비급여 진료 가격을 정부가 관리·규제하고, 국민이 사전에 비교할 수 있도록 비급여 명칭·코드 사용도 의무화하자고 주장한다. 비급여 항목은 이용 횟수와 보장 한도를 설정해 상품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수·체외충격파 치료, 비급여 주사료 등을 실손보험 보장 항목에서 제외하고, 실손보험 본인 부담률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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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안준용 기자 jahny@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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