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일제의 국권 침탈은 원천 무효"…광복회 공개서한에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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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의한 국권침탈이 불법 무효였는지, 정부가 그 입장을 바꿀 계획이 있는지 입장을 밝히라’는 광복회의 요구를 받은 외교부가 “한일 강제병합 조약이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은 일관되게 유지해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란 답변을 내놨다.
광복회는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 병탄조약이 맺어진 지 114년이 된 22일 외교부장관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1965년 6월22일 체결된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한-일 기본조약 제2조 규정에 대한 외교부의 해석을 물었다.
외교부는 이에 대해 23일 오후 낸 입장문에서 규정에 대한 입장은 “1965년 7월5일 대한민국 정부에서 발간한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조약 및 협정 해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다음 구절을 제시했다. “1910년 8월22일의 소위 한일합병조약과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협정, 의정서 등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국가 간의 합의문서는 모두 무효이며, 또한 정부 간 체결된 것이건 황제 간 체결된 것이건 무효이다. 무효의 시기에 관하여는 ‘무효Null and Void’라는 용어 자체가 국제법상의 관용구로서는 ‘무효’를 가장 강하게 표시하는 문구이며, ‘당초부터’ 효력이 발생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미’라고 강조되어 있는 이상 소급하여 무효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규정은 양국 간 불행하였던 과거 관계의 청산을 뜻하는 가장 특징적인 규정이다.”
외교부는 이어 “이 해설서에 기술된 우리 정부의 입장, 즉 한일 강제 병합조약이 우리 국민의 의사에 반하여 강압적으로 체결되었으며, 따라서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은 그간 일관되게 유지해 왔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요지의 서한을 이날 광복회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일이 1965년 수교 때 맺은 기본조약 제2조는 “1910년 8월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과 협정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한국은 일본과 맺은 강압적 조약은 체결 당시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일본은 1945년 패전이나 1952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체결된 시점부터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광복회는 공개서한에서 “근래 대한민국의 국가 지위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있기에 공법단체인 광복회는 국민이 겪는 혼란을 해소하고 국론통합을 기하기 위하여 외교부에 질의한다”며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국권침탈이 불법 무효였는지, 지금 정부가 그 입장을 바꾼 적이 있는지, 앞으로 바꿀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광복회는 최근 정부의 유네스코 사도광산 등재 찬성을 비롯해 ‘친일파’ 비판을 받는 독립기념관장 임명 강행, 광복절 축사에서 대통령이 일본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은 상황과 관련해 이 공개서한을 보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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