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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진정있는 사과할 마음""지금은 아니다"…용산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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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1회 작성일 24-10-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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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블랙이글스의 축하비행을 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블랙이글스의 축하비행을 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의 대국민 사과 여부를 놓고 여권 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시기·방식·수위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일 통화에서 “김 여사는 국민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 7월 명품백 수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검찰 비공개조사에서 “심려를 끼쳐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사실이 변호인을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본지에 언급한 ‘진정성 있는 사과’는 그때와 달리 김 여사가 직접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고민할 시간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고심이 이어지는 건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탓이 크다. 명품백 수수 의혹은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결론이 남았다. 명품백 관련해서도 김 여사에 대해선 불기소를 권고했던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에 대해선 기소 권고를 내려 검찰 수사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거세지는 중이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달 26일 수심위 결정과 달리 김 여사와 최 목사에 대한 불기소 결론을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지난달 도이치모터스 사건 항소심에서 김 여사처럼 투자자 역할을 했던 전주錢主 손모씨가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개운치 않은 지점이다. 여권 관계자는 “검찰 수심위와 도이치모터스 항소심 모두 깔끔하게 끝났다면 대통령실도 김 여사가 사과하는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며 “지금은 많은 것들이 어그러졌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 사과를 한다면 야당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고 비판할 것”이라며 “참모들 사이에서도 ‘지금은 아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을 마치고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을 마치고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하지만 여당에서조차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은 대통령실과 여권 전체의 고민거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2일 김건희 여사 및 순직해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이후 국회에서 재의결이 이뤄질 예정인데, 친한계친한동훈 일각에선 “이탈표가 없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친한계 핵심 인사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야당의 윤 대통령 탄핵 움직임과 관련해 “김 여사 문제가 제일 약한 고리라 보고 집중 공격하는 것 같은데, 이 문제를 잘 방어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솔한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최근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김 여사의 사과 표명 필요성에 대해 “직접 표명하실 필요가 있다.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분명한 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라 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2일 2박4일 간의 체코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2일 2박4일 간의 체코 순방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왼쪽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친한계 인사들의 공개 사과 요구에 대해선 당·정 갈등을 우려해 공개 반응을 삼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형 이후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여당의 단합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용산 참모는 “야당에선 이 대표의 유죄 판결을 막으려 검사와 판사 탄핵까지 언급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여당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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