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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행정통합, 결국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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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회 작성일 24-08-2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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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 "공론화위원회 열어 청사 위치 등 결정"... 홍준표 "통합 말자는 것"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대구-경북 행정통합, 결국 물 건너가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5월 13일 경북도청에서 저출생과의 전쟁 관련 브리핑을 갖고 1조2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저출생 극복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다.
ⓒ 경상북도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통합 청사 위치 등 쟁점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면서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자치권 강화가 핵심"이라며 "중앙부처와 협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대구시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청사 위치와 관할구역 등의 문제에 대해 "지역 대표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검토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시는 통합청사를 대구대구청사와 안동북부청사, 포항동부청사 세 곳에 두고 시·군을 관할하자는 입장인 반면, 경북도는 현재의 대구시청과 안동의 경북도청 청사를 지금처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대구시의 입장대로라면 대구청사는 대구 9개 구·군과 경북 남서부권 11개 시·군을 더한 20개 시·군·구와 인구 366만 명을 관할하도록 해 인구 기준으로 74.5%를 차지하고, 경북청사는 경북 북부권 7개 시·군에 46만 명으로 9.5%, 동부청사는 경북 동해안 4개 시·군에 78만 명으로 16%를 차지한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는 "대구시안에 따르면 더 크고 비대해진 대구권과 둘로 나눠진 경북으로 관할구역이 설정돼 시·도민 누구도 수긍하기 어렵고 광역시권의 권한집중과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의 자치권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 역량의 강화와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에 반해 통합의 기본방향과 취지에 맞지 않는 조치로 더 큰 불균형 발전과 불합리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행정통합을 위한 의견수렴도 대구시는 주민의 대의기관인 시·도의회의 의결을 통해 결정하자는 입장인 반면, 경상북도는 공론화를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북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한 번 대구청사와 안동청사 두 곳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방향을 "대구경북신공항을 중심권으로 동서남북 4개권역이 공간적 균형발전과 특화 프로젝트를 통해 통합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권역별 발전구상과 함께 부·울·경, 충청권, 강원권, 호남권 등 다른 권역과 연계 발전해 수도권에 대응한 다극적 국가발전체계를 이룰 수 있는 초광역 발전구상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청신도시는 현재 도청 청사의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면서 국가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과 유관 기관단체 이전, 행정복합 커뮤니티-컨벤션센터 건립 등을 통해 더 커진 대구경북의 통합 행정복합도시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청사 중심의 통합이 진행될 경우 경북도청을 따라 이전했던 유관 기관단체들이 다시 대구로 이전해야 하는 문제와 혼선이 발생할 수 있어 현재와 같이 대구와 안동에 청사를 그대로 두고 향후 기관단체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홍준표 "주민투표? 통합하지 말자는 것"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 경북도의 입장을 반박하고 있다.
ⓒ 대구시

그러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발끈하고 나섰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상북도가 제시한 주민투표 실시와 공론화위원회 개최 등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홍 시장은 "동부청사를 두냐 안 두냐를 가지고 말이 많다"며 "경상북도와 대구시가 합치면 경기도의 2배, 서울시의 33배가 된다. 그러면 대구청사, 경북청사만으로는 관할이 어렵다. 포항·경주·울릉 같은 경우는 포항에 동부청사를 두는 게 맞다"고 짚었다.

홍 시장은 또 "뜬금없이 주민투표하자고 들고 나왔다"며 "주민투표를 하면 내년 1월쯤 할 수 있는데 그럼 통합이 불가능하다. 통합을 하지 말자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결정하자는 이철우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뜬금없이 공론화위원회 만들자고 하는데 이미 권영진 전 시장과 이철우 지사가 공론화위원회 만들어 하다가 안 되지 않았나"라며 "이런 제안은 통합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제 와서 공론화위원회 열자는 건 통합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각자 도의회, 시의회 설득하자고 해놓고 느닷없이 다시 공론화위원회 열자고 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절 의사를 확실히 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통합하면 기초자치단체의 권한이 현재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한 경북도 의견에 대해서도 홍 시장은 "경북지사는 최근 시장·군수들에게 통합되면 권한이 더 확대된다고 했다고 한다"며 "시·군의 권한은 지금보다 축소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시장·군수들을 속여서 찬성하라고 하면 안 된다. 나중에 큰일 난다. 속았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홍 시장은 "시장·군수들에게 통합이 되면 중앙에서 권한이 많이 이양되니 권한 더 커진다고 거짓말하면 안 된다"며 "알려주고 난 뒤에 찬반 여부를 물어야 한다. 이 문제는 권영진·이철우 두 사람이 2년 동안 공론화위원회 등을 통해 다 했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대구시를 위해서 통합하자는 것도 아니고 경북도를 위해 통합하자는 것도 아니다"라며 "대구경북이 균형발전하고 폭발적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보고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청사 위치 가지고 이러면 통합은 장기과제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8월 말까지 상식적인 수준에서 합의가 됐으면 좋겠다"며 행정통합 협상을 8월 말로 못 박았다. 그러면서 "8월 말까지 안 되면 장기 연구과제로 넘어가는 게 맞겠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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