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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수술 의사 시급 20년째 6000원…최저임금만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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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5회 작성일 24-07-02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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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 이제부터가 중요]
[6] 정부가 방치… 의료계 불신 키워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맹장 수술충수 절제술 의사의 시간당 인건비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6000원 남짓이다.”

김태형 대한외과학회 보험위 간사외과 전문의는 1일 본지에 “맹장 수술의 건당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는 각종 가산금을 포함해 40만원이다. 20년 전과 거의 같다”고 했다. 그는 “맹장 수술엔 집도의전문의 1명, 전공의 2명, 간호사 3명, 의무 기록사 1명이 참여한다”며 “전공의, 간호사 등의 인건비와 수술 재료비, 장비 사용비를 빼면 수술 시간당 집도의 인건비는 6000원 남짓”이라고 했다. 이어 “20년 전에는 최저임금시간당 2840원보다 높았지만, 지금9860원은 이보다도 낮다”며 “정부는 이 문제에 손도 안 댔다”고 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생명과 직결된 필수 진료과신경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등 수가를 인상하겠다고 여러 차례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2000년 “현재 진료·수술 원가의 80% 수준인 의료보험 수가를 2002년까지 100%대로 현실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2011년엔 “중환자실, 응급실 관련 수가를 올리겠다”고 했다. 2012년엔 ‘필수 의료 서비스 개선 방안’을 통해 “분만, 응급 의료, 야간 소아과 진료의 수가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대부분 ‘발표’로만 끝났다. 건강보험 수가를 원가 이상으로 올려주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수가 대부분은 원가 밑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진찰료 수가는 병원이 투입하는 원가의 49%다. 처치 및 수술 수가도 원가의 82%에 불과했다. 원가 이상인 것은 검사136%, 영상 진단140% 등 소수다.

2011년 대폭 인상하겠다던 분만 관련 수가도 오랫동안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2014년엔 정상 분만초산 수가가 40만6910원이었고, 2019년엔 53만2240원이었다. 올해는 124만5340원으로 5년 전보다 2배가량 올랐지만, 여전히 외국과 비교하면 10분의 1미국, 3분의 1일본 수준이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중증·응급 환자가 특히 많은 필수 진료과인 신경외과, 흉부외과도 저수가에 허덕이고 있다. 두개골을 열어 부풀어 오른 혈관을 묶는 뇌동맥류 결찰술의 경우 한국의 수가는 248만원이다. 일본1167만원의 5분의 1가량이다. 흉부외과에서 하는 관상동맥우회술막힌 심장 혈관의 우회로를 만드는 수술 수가도 미국은 약 1억160만원인데, 우리나라는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974만원이다. 독일은 우리의 2.4배인 2337만원 정도다. 의료계 인사들은 “정부가 저수가를 고착화시켜 필수 의료를 기피 과로 만들었다”고 했다.

필수 진료과 의사들이 수가 인상과 함께 가장 많이 요구해온 것은 소송 부담 경감이다. 1988년부터 의료계는 ‘무과실 사고’에 대해선 의료 소송 부담을 덜어주는 의료 사고 처리 특례법 제정을 반복해서 요청했다. 실제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해 제정된 건 24년 뒤인 2012년이었다. 그런데 의료계는 이 법을 비판했다. 의료 분쟁과 관련해 정부에 조정 신청을 하면, 의사의 과실이 없어도 환자에게 줄 보상금의 30%를 병원이 부담하게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11월 이 법을 일부 개정해 ‘무과실 분만 사고’의 경우 보상금 전액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지만, 보상 한도가 3000만원에 불과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았다. 2021~2022년 의료 분쟁 조정 중재원에 접수된 분만 사고 조정 신청 금액은 평균 2억원 이상이었다. 의협은 “우리나라 의사 1인당 연간 기소 건수는 일본의 265배, 영국의 895배”라고 했다.

의료계에선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큰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복지부 내에서 의료 담당 부서는 장기 근무를 하며 전문성을 기르는 부서가 아니라 승진을 위해 1~3년간 근무하고 나가는 ‘디딤돌 부서’로 인식된다. 이로 인해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필수 의료 수가 및 소송 문제는 건드릴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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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백건 기자 loogun@chosun.com 오유진 기자 oujin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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