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도시? 청송 반전 풍경…맘스터치도 터잡고 사람 북적[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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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청송경북=이창명 기자] [I-노믹스가 바꾸는 지역소멸]③경북 청송
[편집자주] 흉물 리모델링·님비기피·혐오시설 유치와 같은 혁신적 아이디어Innovative Ideas를 통해 지역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I-노믹스역발상·Inverse concept경제·Economics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비영리단체NGO 등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역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재래시장과 빈집, 발길 끊긴 탄광촌과 교도소, 외면받는 지역축제 등이 전국적인 핫플명소로 떠오르면서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직접 이런 사례를 발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경북 청송군에 가는 길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서울에서 열차로 경북 안동역까지 이동한 뒤 차량으로 다시 40분 정도를 더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도로는 잘 닦여 있지만 오가는 길 주변이 온통 산과 강으로 이뤄져 있다. 이런 절경들 속에 파묻힌 청송군은 동시에 교도소가 들어서기에도 최적의 입지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실제로 청송하면 떠오르는 무시무시한 교도소 이미지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란 선입견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5월에 직접 찾아간 청송군은 오히려 다른 인구감소지역보다 상황이 나아 보였다. 특히 교도소가 있는 진보터미널 주변에 들어선 파리바게뜨와 맘스터치가 활기찬 지역의 분위기를 전해줬다. 맘스터치 경북청송점의 경우 교정시설 근무자들과 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원래 인근에서 다른 사업을 하시던 분이 교정공무원분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지점을 냈다고 들었다"며 "본사에서도 각종 시장 분석을 통해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입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터미널에 붙은 버스 출차 시간표를 보면 예상보다 청송군을 드나드는 유동인구가 적지 않단 걸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한가한 인구감소지역 터미널 풍경과 달리 이곳엔 대기하고 있는 버스들도 많았다. 청송군에서 가장 유명한 281번 버스는 하루에 10차례 운행하는데 매번 교도소 정문을 통과해 들어갔다 나왔다. 교정시설 근무자에게 물어보니 교정공무원과 가족들, 수형자들을 만나러오는 면회객 등이 주로 탄다고 했다. 이렇게 청송군엔 국내 최대 규모의 교정시설이 들어서 있다. 2010년 8월 이후 청송교도소란 명칭은 사용되지 않고, 경북북부제1·2·3교도소, 경북북부직업훈련교도소 등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청송군은 4개 교도소에 더해 주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여자교도소까지 유치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대표적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교도소를 유치하겠단 발상이 낯설지만 청송군에선 이미 교도소가 지역경제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송군 관계자는 "수형자당 연간 평균 5~10명이 면회를 오고, 한 번 면회올 때마다 1박2일 일정으로 잡고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부식으로 제공하는 등 주민들도 교정시설이 지역경제에 주는 효과가 적지 않단 걸 인지하고 있는 상태"고 설명했다. 이는 군청이 자리잡고 있는 청송읍4901명보다 교도소가 위치해있는 진보면6241명에 주민등록인구6월기준가 더 많단 사실이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유동인구를 따져보면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단게 현지 군민들의 시각이다. 교도소에서 불과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진보초등학교엔 157명총 10학급의 학생이 재학중이다. 대부분 교정시설 근무자들의 자녀들이다. 주민등록 인구엔 포함되지 않지만 현재 교정시설 내부엔 비상대기숙소 약 600세대에 총 1200여명세대당 1~2명이 생활하고 있다. 사실상 교정시설 안에서 먹고 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청송군은 최근 교도소 바깥에 교정아파트를 지어 숙소를 외부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북부제1교도소 관계자는 "현재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출퇴근을 하거나 이곳에서 생활하는 8~9급 신규 교정직 공무원들이 많다"면서 "현재 이들은 청송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지 않지만 청송군이 유지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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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경북=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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