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중궁궐 속 김건희 여사…여권서도 한숨 또 한숨 [정국 기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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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추석 연휴 전후로 잇단 공개 행보를 보이면서, 여권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건희 명품백 김건희 특검법 등 김 여사 리스크가 부각 되는 상황에서, 김 여사 광폭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부터 나흘간 윤 대통령과 함께 체코 순방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 내외는 이날 파벨 체코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만찬에 참석했다.
김 여사는 지난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마포대교 도보 순찰 동행을 시작으로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13일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추석 인사 영상에 등장했고, 추석 연휴인 15일에도 단독 일정으로 장애아동 거주시설을 찾았다.
특히 10일 마포대교 도보 순찰 이후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김 여사 사진에 대해서는 여권 내부에서 비판이 거셌다. 마포대교에서 김 여사는 동행한 소방대원 앞에 서서 두 팔을 벌려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사진이 공개된 직후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정무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 사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며 "김 여사는 마치 한 나라의 지도자처럼 보였다. 김 여사가 V1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마당에 이러한 모습을 국민들이 좋게 받아들이겠느냐"고 성토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마포대교의 상황은 상당히 좀 특이한 상황이었다고 본다"며 "김 여사가 소방대원이라든가 경찰들에게 직접적으로 지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런데 대통령실은 왜 그런 사진 공개를 했을까라고 묻자, 김 위원장은 "김 여사는 그러한 활동이 대통령에게 아마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인 스스로 믿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여사는 마포대교 순찰을 하고 사흘 후인 15일 서울 은평구의 장애아동 거주시설 다움장애아동지원센터를 방문해 발달장애 아동들을 만났다. 마포대교 사진 반응에 대해 부담을 느꼈던 듯 대통령실은 이번에 김 여사가 자세를 낮춰 센터를 청소하는 사진 등을 언론에 배포했다.
윤 대통령에 우호적인 또다른 여권관계자는 "이번 사진을 보면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이, 김 여사가 구중궁궐이 갇혀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며 "문제는 김 여사의 공개 행보 그 자체인데,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들을 국민이 좋게 평가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 주도로 김 여사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됐다. 다음 주엔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넸던 최재영 목사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결론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 여사 행보에 제동을 걸 사람은 윤 대통령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16일 밤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 출연해 "김 여사가 지금은 온갖 구설수에 다 올라 있으니, 답답하더라도 지금은 나오거나 공개활동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진행자가 제2부속실도 설치되면 더 열심히 활동할 것 같다. 그럼 누가 조언하거나 막을 수 있느냐고 묻자 홍 시장은 "조언할 참모가 없을 것이니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법률적 판단은 끝났지만, 정치적인 판단이 남아있으니 여기에 대해 당당하게 여사로서 국민들에게 어떤 행동이었고 앞으로는 잘하겠다는 입장을 말한 다음에 공개 행보를 하면 국민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공개적으로 김 여사를 비판하고 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CBS라디오에서 "김 여사의 마포대교 시찰이 지금까지 못 보던 영부인의 모습이라 많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민의를 수렴해 영부인 가이드라인은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김 여사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는 진행자 말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우리 당원들도 만나면 여사 좀 다니시지 말라고 얘기하더라"고 말했다.
야권 비판은 더 거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VIP 놀음은 추석 연휴에도 멈추지 않았다. 김 여사는 통치자 흉내 마포대교 순찰, 천하태평 추석 인사에 이어 혼자 장애 아동 시설을 찾아 봉사 활동을 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렸다"며 "국민의 팍팍한 삶에 대한 공감 능력이라고는 없는 기괴하기 짝이 없는 보여주기 쇼"라고 일갈했다.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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