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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덮친 여권 트리플 추락…핵심 지지층 이반 못막으면 與 공멸[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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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회 작성일 24-09-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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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준의 Deep Read - 추석민심과 여권 향배

대통령·당대표·여당 지지율 동반하락… 험악한 추석 밥상머리 민심 대응 따라 국정 성패 갈려

尹, 의료사태 납득할 조치로 정책 돌파구 만들고… 韓, 대야투쟁력 높이며 전통적 지지 회복해야


정치권이 추석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년 대통령 단임제에서 임기 반환점을 앞둔 추석 민심 동향과 대응에 따라 윤석열 정부 하반기 국정 운영의 방향과 성패가 결정될 뿐 아니라 향후 정국 주도권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19년 추석

추석은 사회적 네트워크와 같은 기능을 한다. 한자리에 모인 가족과 친지들이 밥상머리에서 정보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접할 기회가 제공된다. 이 과정에서 합리적이고 타당하며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는 의견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일종의 ‘장터 효과’가 발생한다.

가령 의료 사태와 관련해 누구 주장이 더 타당한지 여론이 형성되면서 이른바 ‘에코 챔버’ 현상이 나타난다. 집권 3년 차에 맞이한 추석에서 형성된 민심이 정국의 흐름을 바꾸는 변곡점으로 작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조국 사태’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그해 8월 9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딸 입시 특혜 논란 등이 알려지면서 대학가에서 반대 집회가 이어지고 여론도 악화했지만 문 대통령은 한 달 뒤인 9월 9일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추석 연휴9월 12~14일가 시작되기 사흘 전이었다.

사회 네트워크 이론을 적용하면 추석 연휴 기간에 ‘정보 확산-동조 현상-정서적 연결-여론의 극대화’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조국 사퇴’ 여론이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당시 불거진 조국 사태가 주는 정치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 및 불통 리더십은 엄청난 민심 이반과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같은 해 10월 3일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조국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100만 집회가 개최됐다.

이후 한국갤럽 10월 3주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와 부정평가는 각각 39%와 53%로 취임 후 최저치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은 내로남불 조국 장관 임명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평과 공정 가치에 대해 엄청난 분노와 상실감을 절감했다. 민심 악화에 화들짝 놀란 문 대통령은 조국 장관 임명 35일 만인 10월 14일 사퇴시켰다.

◇2024년 추석

이런 사례는 현재의 윤석열 정부에도 많은 교훈을 준다. 추석을 앞두고 여권은 ‘트리플 하락’ 악재에 직면했다. 한국갤럽 기준으로 추석 전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0%를 기록했고, 한동훈 대표 지지율도 14%로 지난 6개월 동안 10%포인트나 빠졌다.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28%로 일주일 만에 3%포인트 하락했다.

주목할 것은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한 대표와 여당 지지율도 빠른 속도로 동반 하락한다는 점이다. 여권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뜻이다. 정권을 떠받쳤던 핵심 지지층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위험한 시그널이다. 이는 정권 몰락의 신호탄이자 야권에 의한 대통령 탄핵 빌드업을 지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추석 이후엔 크게 세 가지 변수에 의해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대통령 지지율. 시나리오는 ①10%대로 추락 ②20%대 유지 ③30%대로 상승 등이다. 추석 전 추세를 봤을 때 의료 사태와 응급실 대란, 김건희 여사 의혹, 채 상병 특검법 등이 추석 밥상에 올라 ‘윤석열 정부 성토의 장’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당·정 관계.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의 불편한 동거 체제 변화 여부가 관심이다. 둘의 갈등과 충돌이 계속되면 여권은 공멸한다. 셋째, 10월로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법 1심 판결. 유죄 판결이 나오면 이재명 일극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 틈새에서 정국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할 것이다.

향후 윤 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지지율 높이기다. 이를 위해서는 앞선 조국 사태 사례에서 보듯,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이나 채 상병 특검법 등과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조치를 내려야 한다. 특히 의대 증원에 대해 동의하는 국민은 많지만, 지금과 같이 대책 없이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식의 인식은 무책임하다.

◇윤과 한의 과제

한동훈 대표의 경우 7·23 전당대회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선출된 후 임기 두 달이 되도록 기대만큼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도 크게 떨어졌고 각종 차기 대권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큰 격차로 뒤지고 있다. 한 대표가 전통적 보수층과 중도층 모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한 대표는 자신의 최대 장점으로 여겨졌던 ‘소프트파워’ 역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제안했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에 반대했으며, 의료 사태 해법으로 ‘2026년 의대 증원 유예안’을 제안했지만 성과는 전혀 없었다.

미국의 정치학자 그레고리 마커스는 정치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이미지 특성을 ‘능력competence’과 ‘진정성integrity’ 두 가지 요인으로 집약했다. 유권자는 자신들이 접하는 정치 지도자의 수많은 이미지와 정향 중에서 능력 있고 진정성 있는 대상에게 지지를 보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대표는 성과도 내지 못했고, 일 처리의 일관성과 진정성도 부족했다.

한 대표가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들이 있다. 첫째, 윤 대통령과의 ‘우물 안 차별화’에서 벗어날 것. 주요 현안과의 맞짱 뜨기를 회피해서도 안 되지만 무조건적인 차별화도 안 된다. 둘째, 윤 대통령과의 동조화 이미지에 빠지지 말 것.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한 대표를 향해 ‘술 안 먹는 윤석열’이라고 했는데, 이런 주홍글씨는 한 대표에겐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셋째, 전통적 지지층을 잡을 것. 한 대표는 ‘중수청’론에 집착해 전통적 보수층의 지지를 지키는 데 비교적 소홀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전통 보수층의 지지는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에게는 디폴트이다. 무엇보다 전통적 보수층에 “한동훈은 기대가 되고 믿을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 줘야 한다.

◇여권의 디폴트

추석 연휴 후 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등의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리게 되면 또다시 강 대 강 대치 정국이 예상된다. 한 대표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강력한 대야 투쟁과 지지기반 확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향후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무엇보다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은 정치로 푸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배재대 석좌교수, 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 용어설명

‘에코 챔버’란 뉴스 미디어에서 전하는 정보가 해당 정보의 이용자들이 갖고 있던 기존 신념만으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증폭·강화되거나 수용되는 현상. ‘반향실 효과’라는 말로 쓰임.

‘소프트파워’란 설득의 수단으로 돈·권력 등 하드파워에 의한 강요가 아닌, 매력을 통한 자발적 동의에 의해 얻어지는 능력을 말함.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조지프 나이가 처음 사용한 용어.

■ 세줄요약

2019년 추석 : 추석은 사회적 네트워크 기능을 함. 밥상머리 민심에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국정 운영 성패가 갈림. 집권 3년 차 추석에서 형성된 민심이 정국 흐름을 바꾸는 변곡점으로 작용한 사례가 ‘조국 사태’.

2024년 추석 : 현재 여권은 ‘트리플 하락’에 직면. 국정 지지율·당대표 지지율·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 핵심 지지층이 등을 돌린다는 시그널이자 정권 몰락 신호탄임. 탄핵 빌드업을 피하기 위한 윤·한 협력 필요.

윤과 한의 과제 : 대통령의 최대 과제는 의대 사태 등과 관련한 납득할 조치를 통한 지지율 높이기. 소프트파워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한동훈은 당·정 관계 회복과 대야 투쟁력 강화를 통해 전통적 지지기반 회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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