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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언주 "이재명도 주식 해봤다…금투세, 현명한 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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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2회 작성일 24-09-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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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유예’ 공개 목소리 낸 이언주 최고위원
“아직 당론 정해지지 않았는데 시장에서 오해”
“민주당, 자본시장 활성화 추구해야”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내년 1월로 예정돼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가운데 처음으로 ‘유예’ 목소리를 낸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금의 민주당에는 더 이상 이념적 ‘갈라치기’가 없다”며 “민주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본시장의 활성화”라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직 당론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마치 당이 ‘금투세 시행’ 입장을 정한 것처럼 시장이 오해해서 공개 발언을 자청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선진화시킨 다음에 시행해도 늦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유예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이 최고위원은 “물론 조세 정의도 중요하지만 자본시장 활성화도 민주당이 추구하는 목표”라면서 “금투세 유예는 기득권자들의 ‘궤변’이 아니다. 경솔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료대란 문제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것보다 국민의 생명이 중요하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하든지, 아니면 윤 대통령과 맞설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계속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면 정부를 제외한 채 여야와 의료계만이라도 논의 테이블에 앉아 차선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치러질 재보궐 선거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 운영, 특히 의료대란 문제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이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금투세 유예 의견을 피력했다. 공개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은.

“금투세와 관련해 원래도 유예 또는 폐지 입장이었다. 당 지도부가 구성되고 난 뒤 당론이 정해지길 기다렸다. 그런데 당론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투세 시행론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께서 의견을 강하게 말씀하셔서, 민주당이 당연히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으로 오해가 많았다. 지도부 내에서 누군가는 공개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겠다는 공감대가 있어서 발언을 자청했다.”

-당 지도부는 어느 쪽에 무게를 싣고 있나.

“당 지도부는 열린 입장이다.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도 아니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의원들의 의견을 두루 들어보겠다는 생각이다. 이재명 대표 스스로도 앞서 유예 의사를 내비친 적도 있었다. 다만 양쪽 의견을 다 들어보기 위해 한번 토론해보자고 정리가 된 것이다. 최근 여론의 반발 때문에 기류가 바뀐 것도 없다. 지도부는 원래부터 유연한 입장이었다.”

-시행론자들은 금투세 유예 주장이 ‘기득권자들의 궤변’이라고까지 비판한다. 조세 정의 측면에서는 소득이 발생한 곳에 과세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지 않나.

“조세 원칙도 있지만 경제 정책의 원칙도 있는 것이다. 경제 정책은 산수가 아닌 함수다. 단순하게 수리적인 덧셈이나 뺄셈으로 값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는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이른바 큰손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 전체적인 파이가 줄어들면서 개인도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심리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금투세 시행의 영향을 가늠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복잡하다.

그렇다면 민주당 경제 정책의 원칙은 무엇인가. 민주당이 혁신성장을 바라고 계층 이동 사다리가 활성화되길 바란다면 자본시장 활성화가 우리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물론 조세 정의도 중요하지만 이 두 가지를 비교했을 때 무엇이 더 궁극적인 목표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현재 주식시장 상황이 안 좋다. 자본시장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에 먼저 자본시장을 선진화시킨 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다른 선진국처럼 금투세를 도입해도 늦지 않는다. 작은 원칙에 매몰돼 더 큰 그림을 놓쳐서는 안 된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다.”

-금투세를 두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언급하며 지적하는 분들도 있다.

“정당한 경제활동에 대한 과세와 ‘응징적 과세’는 다르다. 문재인정부 시절 종부세 논쟁이 격화되면서 종부세가 ‘응징적 과세’로 인식됐다. 그래서 정당하게 집 한 채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도 상처를 입게 돼 안타까웠다. 또 과세가 특정 계층에만 쏠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금투세의 경우도 특정 소득 이상에만 과세하겠다는 것은 조세 원칙에 맞지 않다. 향후 시행하게 된다면 소득에 비례해서 또는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게 맞다고 본다. 특정 대상을 갈리치는 모습의 과세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의 의중은 어떤가.

“아직 입장을 말씀하시진 않았다. 그런데 애초에 유예 의사를 내비친 바가 있기 때문에 유연한 입장이라고 생각된다. 당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대표도 자본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도 지난 대선 때 인터뷰를 통해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고 밝혔었다. 지금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작은 충격조차 나쁜 시그널이 될 수 있는 이 시점에 어떤 결정이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지 고려할 것이라고 본다. 신중하고 현명한 결과를 내실 것으로 기대한다.”

-24일 예정된 민주당 금투세 찬반 토론회는 어떻게 보나.

“이런 논쟁들이 당내에 굉장히 유익한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당연히 조세 정의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기회에 민주당 경제정책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인지를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의 민주당과 다르다. 금투세 논쟁도 과거처럼 우클릭이냐 좌클릭이냐 하는 식의 색깔 논쟁으로 흐르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 조세 정의가 더 중요한지, 주식시장 활성화가 더 중요한지를 두고 토론을 하고 있다. 과거였다면 재벌과 대기업을 갈라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텐데, 이제는 관점이 바뀌었다. 이제 과거와 같은 상투적 레토릭은 더 이상 당에서 먹히지 않는다. 굉장히 수준 낮은 논쟁으로 여겨질 뿐이다.”

-그렇다면 금투세 도입의 적절한 시기는 언제인가.

“유예하더라도 1년, 2년 이런 식의 유예는 필요하지 않다. 주식시장이 선진화된 뒤에 시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주식시장이 선진화되지 못한 점을 정치권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힘에 상법 개정을 분명하게 요구하고 싶다. 주식시장이 선진화되지 않아서 금투세를 유예한다고 하면서 주식시장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야 하고, 기업은 주주들에게도 ‘충실 의무’를 가져야 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문제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다.”

-의료대란 문제를 풀 여·야· · 정 협의체 출범이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본다.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미래 의사를 늘리겠다고 하다가 당장 전공의들이 사라지는 우스운 상황이 됐다. 또 이걸 해결한다고 2조원 가까운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어리석은 상황이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고집과 오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일단 정부가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한동훈 대표의 결단이다. 한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윤 대통령을 설득하든지, 아니면 이제 윤 대통령과 부딪혀야 할 때다.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를 빼고 여야가 국회 차원에서 의료계와 얘기를 할 수도 있겠다. 정부를 제외한 여·야·의가 합의에 이르면 입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고향인 부산의 민심은 어떤가.

“이번에 재보궐 선거를 치르는 부산 금정구는 고령화가 많이 진행돼 민주당 입장에서 녹록지 않은 곳이다. 어느 정도 당 지지율이 뒤처지는 지역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 운영, 특히 의료대란 문제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 작용할 것으로 본다. 금정구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침례병원이 7년째 방치돼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이를 국민건강보험이 운영하는 보험자병원으로 살려보겠다고 끊임없이 공약해왔다. 하지만 의료 문제를 시장 논리로 풀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에서는 예산 문제 때문에 해결할 수가 없다. 반면 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침례병원 살리기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당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의료 대란 속에서 지역 의료 문제를 민주당이 앞장서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김판 이동환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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