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자본 갭투자 49채 굴린 교육부 공무원, 견책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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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사진=뉴스1 |
전국 각지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무자본 갭투자로 임대 사업을 벌여 피해자를 양산한 교육부 고위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견책 처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국회 교육위원회·운영위원회 소속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 3급 공무원 A씨는 지난 3월 국무총리 산하 중앙징계위원회로부터 영리 업무 및 겸직 의무 위반으로 견책 징계를 받았다. 현행법상 5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징계 의결 요구는 소속 장관이 하며 의결권은 국무총리실의 중앙징계위원회가 갖는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 수위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으로 나뉜다. 파면이 가장 높은 수위의 중징계이고, 견책은 훈계 수준으로 가장 낮은 수위의 경징계다. A씨에 대해 견책 처분을 한 것을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 의원에게 제출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부동산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후 본인 명의로 교직원 공제회 및 각종 은행 대출로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후 매매와 전세 임차 계약을 동시에 체결해 임차보증금으로 다른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 방식으로 서울 성북구와 송파구, 경기 파주 등지에서 49채의 아파트 등 주택을 구매해 임대했다. A씨가 임대한 보증금 총규모는 130억원에 달한다.
49채 주택에서 발생한 보증사고는 2020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총 6건으로 17억여원 규모다. 추가적 대위변제나 경매 절차 등이 예상돼 피해는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법원에 개인 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고위공무원이 겸직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전세금 반환 지연 등 세입자에게 피해를 입히고도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를 받았다"며 "정부가 전세사기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감사원으로부터 A씨에 대한 감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중앙징계위원회는 A씨 징계 처분에 대해 "경과실인 경우로 판단했다"며 "직무와 관련이 없는 비위인 점과 상훈 공적도 고려해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정 의원실에 밝혔다.
정을호 의원은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는 처사로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에 더욱 절망하게 될 것"이라며 "역대 최저 지지율 20%가 말해주듯 윤석열 정권은 국민들의 상식과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에 국민들도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이 행사되었던 전세사기 특별법이 최근 여야 합의를 통해 마련된 만큼 늦었지만 전세사기 피해에 대해 구제 대책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가 엄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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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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