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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할 일 하자, 역사가 평가할 것"…요즘 참모들에게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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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4회 작성일 24-09-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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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의정부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 응급의료 상황을 점검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의정부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 응급의료 상황을 점검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 국민들을 위한 일이었다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종종 회의 석상에서 참모들에게 하는 말이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포함한 ‘41개혁연금·의료·교육·노동·저출생’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저항이 있더라도, 혹은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최근에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지난 정부는 인기에만 신경 쓰며 아무런 개혁도 하지 못했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태롭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집권 3년 차, 아직 임기의 반환점을 돌지 않은 현직 대통령이 ‘역사적 평가’를 언급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통상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주로 사용했던 표현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2013년 퇴임 연설에서 “이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고자 한다”고 말했던 게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때도 당장의 지지율을 먼저 고려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지난 4월 1일 의료개혁 담화에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를 어떻게 대통령이 유불리를 따지고 외면할 수 있겠느냐”고 했고, 지난 8월 29일 국정브리핑에서도 “저는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제100차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제100차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통령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역사적 평가를 강조하는 이유로 비정치인 출신인 윤 대통령의 개인적인 특성과 극단적 여소야대의 정치적 환경을 거론한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윤 대통령은 2021년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권利權 카르텔 혁파’를 정치 참여의 이유라고 밝혔다. 의대 정원과 관련한 4월 대국민 담화에선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갈수록 더욱 공고해졌다”며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직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41개혁을 정치적 타협의 결과물이 아닌, 각 분야 이권 카르텔과의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검사 시절부터 알아온 여권 관계자도 “윤 대통령은 자기 확신이 강할뿐더러 법률가의 특징대로 개혁의 동력을 지지율이 아닌 정책의 논리적 정합성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당장 190석에 달하는 야권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윤 대통령이 중장기적 개혁 과제의 당위성만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평가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역사적 평가를 받으려면 개혁의 추진을 넘어 실제 성과를 내야 하는데 야당이 전혀 도와주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8일 평산마을을 예방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8일 평산마을을 예방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 참모들은 윤 대통령이 역사적 평가를 강조한다고 “현장의 민심을 고려하지 않는 건 아니다”고 말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겐 매일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 부채가 400조원 이상 늘어나며 국민의 마음을 달랠 정부의 여력 자체가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재정은 물론 각종 기금까지 탈탈 털어 썼다”며 “지지율을 올리려 돈을 풀고 싶어도 풀 돈이 없다”고 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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