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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권익위 국장, 명품백 위반사항 없음 종결 과정서 심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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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3회 작성일 24-08-0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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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13일 최재영 목사한테서 선물받은 디올백이 든 쇼핑백을 앞에 두고 최 목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의 소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8일 숨진 채 발견된 국민권익위원회 김아무개 국장은 위원회에서 청렴 정책과 청렴 조사 평가, 부패 영향 분석, 행동 강령, 채용 비리 통합 신고 업무 등을 총괄하는 부패방지국장이었다. 지난 6월 권익위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한 압박과 자책감에 시달렸다는 게 지인과 동료들의 진술이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은 권익위 전원위원회전원위에서도 처리 방향을 두고 위원들 사이에서 극심한 의견 충돌이 일어났다. 당시 전원위에서 이 사건의 종결 처리를 주도한 것은 유철환 위원장,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부위원장 3명이었다. 그러자 일부 위원들은 “이대로 종결하면 세계적 망신이다”, “알선수재죄도 충분히 성립할 여지가 있다”, “뇌물성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고, 알선수재와 관련된 구성요건도 외형적으로 갖추고 있다”, “권익위가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공적인 자리에서 받은 게 아닌 걸 대통령 선물로 볼 수 없다” 등의 반론을 쏟아내며 종결 처리를 막으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한 위원이 명품 가방을 가리켜 ‘뇌물’ 이라고 하자, 부위원장 가운데 한명은 “그런 말은 쓰지 말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공방이 계속되자 일부 위원들은 무기명 투표를 제안했지만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됐고, 거수로 진행된 표결에서 김 여사 사건은 종결 9표, 수사기관 이첩 3표, 송부 3표로 결국 종결 처리됐다. ‘이첩’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볼 때, ‘송부’는 범죄 혐의가 불확실할 때 사건을 수사기관에 보내는 결정인데, 김 여사 사건의 경우 위원 6명이 종결 대신 수사기관에 보내야 한다고 봤던 것이다. 조사 실무를 총괄한 김 국장 역시 사건을 종결 처리하지 말고 수사기관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권익위 내부에선 김 국장이 전원위를 전후해 상급 지휘라인에 있는 정승윤 부위원장과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후 최정묵 비상임위원은 사건 종결 처리 일주일여 만인 17일 “중요한 비리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 처리된 것에 책임지겠다”며 사퇴했다. 현직 권익위원이 특정 사건 처분 결과를 비판하며 사퇴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 국장은 7월24일 권익위의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 처리 문제를 다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대통령실의 청탁금지 업무 담당자가 누구냐”는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번 사건 조사와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을 드릴 수는 없다. 죄송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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