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숫자 적은데 상임위 툭하면 빠져…법안 경쟁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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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할 말 있다 Ⅱ][7] 당직자 출신 당선 與 서지영
국민의힘 서지영49·부산 동래 22대 총선 당선자는 28일 본지 인터뷰에서 “2001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사무처 입사 시험 주제가 ‘2030 지지율 확보 방안’이었는데 23년 넘게 해법을 못 찾았다”며 “의원들이 젊은 당직자를 하급자로만 바라볼 뿐 ‘정치적 동지’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서지영 당선자 제공 -첫 당선을 축하드린다. 하지만 당은 참패했다.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0.73%p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이겼다. 양 진영이 팽팽하게 맞붙어 있다는 걸 보여준 결과여서 서늘한 긴장감을 유지했어야 한다. 그런데 그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진지한 성찰을 할 기회를 놓쳤고 그게 이번 총선 결과로까지 이어졌다고 본다. 집권 여당인데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전혀 내놓지 못하고 갈등만 부각되다 총선이 끝났다.” -그래도 부산은 여당이 압승했다. “전체 18석 중 17석을 가져갔다. 결과적으론 압승이고 그 덕에 개헌 저지선을 지켰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부산 지역 야당 후보 전원이 40% 이상 득표율을 기록했다. 내 지역구인 동래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인데, 이번에 민주당 후보가 약 43%를 득표했다. 내가 11%p 차로 당선인데 총선 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40·50대에선 밀렸고 60대 이상의 몰표가 컸다. 유권자의 허리층인 세대가 ‘국민의힘을 신뢰 안 한다’는 얘기여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총선에서 실제 투표는 어떻게 나타났는지 당이 사후 분석을 꼭 해줬으면 좋겠다.” -왜 그럴까. “유권자들에게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심지어 우리의 선거 준비에도 체계가 부족했다. 신도시 형성과 재건축·재개발 등으로 지역마다 세대별·성별 인구 구성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는데, 국민의힘엔 지역별로 세분화된 유권자 데이터가 거의 없었다. 그러니 맞춤형 공약이나 비전 제시가 쉽겠나. 나 역시 동래에서 당내 경선 두 번과 본선 한 번 치르는 동안 당에서 받은 데이터가 없다. 이번 총선 결과를 제대로 반성하고 복기하려면, 이런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부터 당력을 쏟아야 한다.” -예전엔 ‘보수=유능’으로 통했다. -과거 우리의 슬로건이 ‘경제는 한나라’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경제대통령’을 내세워 당선됐다. 그동안 우리 당에 이런저런 부정적 요소가 있어도 경제를 나아지게 할 능력만큼은 확실하다고 인정받았다. 탄핵 이후 다시 집권한 보수정당이 능력을 발휘할거란 국민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게 이번 총선 결과로 나타났다고 본다. 22대 총선에서 부산 동래 선거구에 출마해 승리한 국민의힘 서지영 당선자가 한 식당에서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서지영 당선자 제공 “수도권의 표심을 공략할 확실한 길이 있다. 정당의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와 기후 위기, AI인공지능를 위시한 산업구조 재편 과정에서의 취업난 등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당이면 누구나 지지할 수밖에 없다. 그게 지역과 세대를 막론하고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인데 우리가 부족했다. ‘영남 자민련’ 등의 지역 갈라치기적인 표현은 안 했으면 좋겠다.” -청년에게 외면받는 정당이란 지적도 반복된다. “2001년 한나라당 사무처 당직자로 들어올 때 입사 시험 주제가 ‘2030 지지율 확보 방안’이었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뾰족한 해법을 못 찾은 셈이다. 사실 우리 당 내부의 청년들도 제대로 끌어안지 못했다. 20년 넘게 당직자 공채 시스템을 가동하며 대졸 인재들이 꾸준히 당으로 유입됐고, 젊고 능력 있는 보좌관도 많다. 여론을 잘 알고, 당 내부 사정도 잘 이해하고, 아이디어도 많은데 주도적으로 목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다. 의원들이 젊은 당직자 등을 상하 관계로 바라볼 뿐 정치적 동지로 여기지 않고, 사람을 키워 쓸 생각을 안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각종 위원회나 TF에 당내 젊은 인재들을 많이 쓰면서 이들의 목소리가 당무에 많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출마 결심은 어떻게 했나. “대충 일하는 우리 당 의원들을 보면서 결심했다. 원내대표를 네 분안상수·이한구·나경원·심재철 모셨고, 국회의장 정무조정비서관에 상임위 수석전문위원 등을 거치면서 원내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우리 당의 고질적인 문제가 의원들의 상임위 출석률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법안이나 예산 소위가 한창인데 우리 당 의원들은 줄줄이 이석하고, 간사 혼자서 방어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나라도 의원석에 앉아서 힘을 보태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어 답답했다. 반면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에 출석률이 포함되어 대부분 다 앉아 있다. 우리가 민주당보다 가뜩이나 의석수도 모자라는데 출석률까지 낮아버리니 법안 경쟁이 되겠나. 정책 토론회나 공청회도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많이 연다. 의정 활동의 질적·양적 차이가 너무 크다.” -이 문제를 개선하려면.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5월 3일에 열린다. 여기 출마할 후보자는 22대 현역 의원 평가 시스템을 어떻게 마련할지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으면 한다. 당선자들도 이 시스템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 예전에도 현역 의원 평가제를 도입해서 공천까지 반영하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의정 활동의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식의 반발이 거세 무산됐다. 그 결과가 이번 총선이지 않나. 지금보다 의원들이 두세 배 치열하게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용산발 악재로 총선 참패했다 등의 비판이 많지만, 그건 지금 우리가 직시하고 있는 문제의 일부분일 뿐이다. 당의 근본적 체질을 싹 바꿔야 한다.” -여소야대인데 원내 리더십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 “개원 국회의 원내 지도부는 굉장히 힘들다. 이미 4년 전 21대 국회를 맞이할 때 주호영 당시 원내대표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두가 봤지 않나. 이번 원내대표 당선자는 175석을 거머쥔 민주당을 상대로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 구성원 등을 정하는 원 구성 협상에 나서야 할 텐데, 우리는 의석수도 108석뿐이라 굉장히 힘든 일이 될 것이다. 매우 노련하고 야당과 소통 능력이 있는 분이 이 역할을 맡아야 한다.” -비상대책위원회 꾸리는 것도 난항이다. “약 두 달간 운영될 이번 비대위가 ‘혁신형’ 또는 ‘관리형’이 될지 말들이 많은데, 이번 비대위는 당헌당규상의 기능과 권한, 책임을 다하며 전당대회 준비를 잘 해낸다면 충분하다. 우리가 진짜로 집중해야 할 일은 구체적 대안과 실행력을 가진 정당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달라졌다는 것을,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보여드리도록 치열하게 일하겠다.” ☞서지영은 누구 1975년생. 부산 동래에서 초·중·고교를 나오고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2001년 한나라당 공채 7기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중앙당에서 공보실장·총무국장·원내대표 보좌역 등을 맡았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 등을 지냈다. 4년 전 첫 총선 출마 때는 경선 탈락했으나, 두 번째 도전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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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양지혜 기자 jihea@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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