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한동훈, 설령 쇼잉이라 해도 멋있다 [이진곤의 그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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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난하면서 미국행이라니
지난 4·10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한 한동훈 전 위원장을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봤다는 목격담이 잇달아 나오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SNS 미국 비난하면서 미국행이라니 물론 아무나 그렇게 하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한 유력정당의 후보 ▲유력정당의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 ▲유력정당 당권 경쟁에서 진 사람 정도는 돼야 한다. 요즘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인사 ▲권력자 주변에서 유력인물로 주목받던 사람도 그 코스에 편승하고 있다. 패배의 기억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선택할 수가 있다. 실패에도 불구하고 정진하는 모습을 유권자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그러는 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에는 못 누려봤던 지적 호사에 대한 보상심리의 발로일 것도 같다. 미국은 멀리해야 할 나라라는 인식이 머리에 깊이 박혀 있을 것 같은 좌파정치인이 미국을 선호하고 미국에서 연구하겠다고 가는 것도 황당하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는 병법을 실천하는 셈인가? 국내에서는 미국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으로 좌파 대중에게 아부하지만 속으로는 한 없이 부러워하는 대상이 미국인 것 같은데 오해인가? 자녀들을 베이징?모스크바?평양에 유학시키지 않고 미국에만 보내는 건 또 무슨 연유인지….
백팩 멘 게 대통령 눈에 띄었나? 미국으로 피신해서 장기간 체재한 정치 유력자를 지성껏 모신 현지 교포 재력가가 그 갚음으로 훗날 대한민국의 요직을 섭렵했다. 그렇게 보답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되면 야 좋겠지만 그건 특별한 경우다. 교민 사회에 가서 이사람 저 사람에게서 많든 적든 신세를 지고 철새처럼 뽀로로 달아나버린 정치인도 적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즘이야 그런 사람이 있을까. 대개들 자비로 간다고 들린다. 정치를 사업, 더 직설적으로는 장사로 한 사람들일까?
“미국에 계시는 동포 여러분은 특별한 목적도 명분도 없이 미국에 가서 장기간 머물며 외화 낭비나 하는 정치인들이 혹 있게 되면 엄하게 꾸짖어주십시오. 혹시라도 모모한 사람들 흉내나 내며 미국으로 갈 정치인이 있을까 걱정이 되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쫓아 버리십시오”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국 정치인의 미국행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그 중 한 사람이,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오세훈 시장에게 패배한 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으로 갔다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사업부 장관이다. 작년 4월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하버드대 연설장에 백팩을 메고 참석했다가 언론들이 그 점을 강조해 준 덕분에 ‘학구열 넘치는 전직 장관’으로 이미지 지어지는데 성공했다. 최근엔 윤 대통령이 국무총리직을 제의했다는 보도로 이름값이 상종가를 쳤다. “그만큼 얻은 게 많은데 개딸들에게 비난을 좀 받으면 어때” 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박 전 장관은 그곳에서 제대로 연구를 한 모양이니까 귀국 후에 그 성과를 국민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절망의 늪에서 동료시민 구하라 정치인들의 미국행 이야기를 길게 쓴 것은 그와 반대되는 장면이 신문에 실려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목격됐다. 거기서 악수를 청하는 시민들의 손을 마주 잡고, 셀카 인증샷에도 응했다는 언론들의 보도다. “한 전 위원장을 목격했다는 한 누리꾼은 ‘한 전 위원장을 며칠 전 봤는데 오늘 또 와 계신다’며 ‘2층 열람실에 계시더라. 사람들이 매너 있게 많이 방해 안 하고 사인, 사진 찍는 사람 좀 있었다’고 전했다.”국민일보, 5.12. 늘 그러지는 못할 것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들린다.당 대표가 되지 말아야 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그게 아니면 다른 사람들처럼 미국에 가서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한동안은 도서관 지킴이, 혹은 도서관 순례객의 여유를 누릴 시간 여유가 있다. 참패를 못 면한 장수가 미국으로 피신?해 가거나 국회의사당이나 정당 주변을 서성거리지 않고 도서관에서 독서를 즐긴다는 것은 놀라워해도 될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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