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 "단수 공사" "기계 고장"…휴진한 병원들이 내놓은 이유 > 정치기사 | politics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료계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동네 병원’들도 문을 닫자 온라인에서는 불매 운동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병의원은 대청소 등을 휴진 명분으로 내세우는 등 환자 불만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18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교롭게 오늘 휴진한 동네병원 사유들’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한 병원은 “대청소로 인해 18일 휴진한다”고 안내했다. 다른 병원은 “환경 개선으로 전체 에어컨 청소 작업을 위해 휴진한다”고 했고, “내부 단수 공사로 인해 임시 휴진한다”는 곳도 있었다. 한 피부과 의원은 휴진 사유를 “기계 고장 탓”이라고 했다.


병원들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휴업 안내는 불만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네티즌들은 “오늘 파업하는 병원은 내부 사정으로 닫는다고 하지 파업 동참이라고 안 한다” “당당하게 휴진하든가, 핑계는” “의사협회에 치이고 환자에 치이고. 양쪽에서 치이나 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휴진에 동참하는 동네병원을 상대로 한 ‘불매운동’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지역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는 휴진한 병원 리스트가 돌았다. 카페 회원들은 “휴진인 병원 공유해서 혼꾸멍내자” “자주 가던 병원 두 곳 휴진이네요. 이제 걸러야겠어요” “사람 건강, 생명을 담보로 뭐하는 짓이냐. 우리도 가지 말자”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의료대란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휴진에 환자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특히 평소에도 진료가 어려운 소아청소년과 의원들의 휴진에 “아이가 아픈데 어떡해야 하느냐”며 성토가 쏟아졌다.

정부는 이번 휴진을 ‘불법 진료 거부’로 보고 법대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집단 진료 거부 상황을 방치하는 병원은 건강보험 진료비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병원에서 환자에게 사전에 안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료를 취소하면 고발할 계획이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휴진율이 30%를 넘어가면 병원 업무정지와 의사 면허 자격 정지 등으로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특히 개원의에 대해서는 “’1인 1의원’이라고 봐야 하니까 1명이 휴진하면 불법 진료 거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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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