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나쁜 한덕수" "나 안 변했다"…20년 인연 박지원·한덕수 설전 > 정치기사 | politics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20년 넘는 인연’을 언급하며 언쟁을 벌였다. 박 의원이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 지금은 ‘나쁜 한덕수’”라고 공격하자, 한 총리는 “저 안 변했다. 제가 왜 변해야 하나”라고 받아쳤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첫 순서로 나와 한덕수 총리에게 질의를 했다. 박 의원이 먼저 “우리 잘 아는 사이 아닌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너무나 잘 안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배우자와도 아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의원이 ‘디올백 수수’ 의혹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질문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한 총리는 배우자가 디올백 300만원짜리 받으면 본인도 받을 것이냐”며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안 사줬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사줘야 하는 것이 되니깐 윤 대통령도 뇌물 죄로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에 한 총리는 “가정을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저는 의원님과 그런 얘기를 할 정도의 관계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한 총리는 제가 추천해서 김대중 정부 때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왔다. 우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시면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도 극복했다”며 “왜 지금은 윤 대통령에게 말씀을 못하나”고 했다. 박 의원은 2002~2003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한 총리도 2001~2002년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현역 의원 중 최고령82세인 박 의원과 현역 국무위원 중 최고령75세인 한 총리는 나이가 7살 차이기도 하다. 한 총리는 “무엇이든지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면 하겠다”면서도 “그러나 선동을 전제로 해서 말씀 드릴 수는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 순하던 한덕수 총리가 요즘 대통령이 싸우라고 하니까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저돌적으로 반항을 하고 있다”며 “제발 옛날의 한덕수로 돌아가라”고 했다. 한 총리는 “저 안 싸운다” “저 안 변했다”면서 “그런데 하도 가짜뉴스와 선동이 판을 치니까 이를 반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총리는 대통령실의 국정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제가 보기엔 모든 정권에 걸쳐 최고였던 박지원 의원을 따라갈 사람이 지금 대통령실에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나를 참모로 쓰라고 하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의석에선 웃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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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230@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