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아트센터, 힙합 댄스 시어터블랙독한국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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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와 슬픔의 시간을 지나온 모두를 위한 작품”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 “‘블랙독’은 트라우마와 슬픔의 시간을 지나온 모두를 위한 작품입니다.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고통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면 좋겠어요” 세계가 주목하는 영국의 차세대 안무가 보티스 세바가 오는 22일토부터 23일일까지 진행하는 힙합 댄스 시어터 ‘블랙독’의 한국 초연을 앞두고,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해왔다. ‘블랙독’은 보티스 세바가 어린 시절 흑인으로 겪은 차별과 억압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청년들이 절망과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식을 담은 작품이다. 공연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세바는 “작품 제목인 ‘블랙독’은 우울증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랙독은 여러분의 생각과 감정을 압축한 에너지고, 관객과 무용수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이 감정들을 어떻게 다룰지 알아야 한다”며 “누구나 살면서 이런 불편하고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싸우고 있는 ‘블랙독’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저마다 과거의 고통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지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아도 이해받기는 어려운 사회”라며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이 혼자가 아니란 걸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공연은 보티스 세바가 창단한 힙합 무용단 ’파 프롬 더 놈Far From The Norm’이 함께한다. 힙합 스트리트 댄스를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형식과 익살스러운 구성, 그리고 작곡가 톨벤 실베스트의 독창적인 음악과 기발한 조명, 의상 등에서 실험성이 돋보인다. 세바는 특히 무대 위 세세한 부분까지 주의 깊게 봐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짜릿한 음악, 힙합 스타일의 안무는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며 “스트리트 댄스에 기반을 둔 자유로운 형태와 언어를 통해 빠르게 흘러가는 고난의 여정과 성찰의 순간들을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작품의 주제에 대해선 관객의 몫으로 남겼다. 그는 “작품은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미로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며 “관객에 따라 스토리를 파악할 수도, 그저 이미지의 연속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작품의 모든 걸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말했다. 보티스 세바는 2017년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 이어 7년 만에 한국 공연장을 다시 찾는다. 그는 “당시 협업 무대를 준비했던 한국 무용수들의 집중력이 인상적이었고 존경심까지 느껴졌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 호흡하고, 직접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큰 기대감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관객들에게 “‘블랙독’은 저처럼 평범한 사람들, 대단한 것 없는 환경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을 위한 작품”이라며 “많은 분이 무대 위에서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작품이 말하는 내용에 공감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2018년 영국의 대표 무용예술 공연장 새들러스 웰스Sadler’s Wells의 20주년 기념 위촉공연으로 처음 선보인 ‘블랙독’은 2019년 세계 3대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 어워즈Olivier Award의 최우수 무용 신작 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2021년 세계예술축제인 아들레이드 페스티벌에서는 “춤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면 꼭 봐야 할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공연의 연출 겸 안무를 맡은 보티스 세바는 글로벌 브랜드 샤넬이 각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어갈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샤넬 넥스트 프라이즈’의 첫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올해부터 새들러즈 웰스의 협력 예술가 그룹에 합류하는 등 현재 세계 무용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아티스트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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