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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방북 자체가 김정은 집권 후 최대 외교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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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71회 작성일 24-06-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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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군사·경제협력 핵심 의제


푸틴 방북 자체가 김정은 집권 후 최대 외교업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시기인 2000년 7월19~20일 이후 24년 만이다. 특히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답방으로 성사됐다. 푸틴 대통령의 24년 만의 방북인 데다 9개월 만의 답방이 이뤄지면서 양국 간 밀착 관계를 과시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역대 북러 정상회담은 김일성 집권 시기에 9회, 김정일 집권 시기에 4회, 김정은 집권 시기에 2회로 기록된다.

▶푸틴 방북 자체가 김정은 집권 후 최대 외교업적=김 위원장 집권 후 강대국 정상의 방북은 북미 대화가 진행되던 2019년 6월20~2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이후 5년 만이다. 역대 북중 정상회담은 김일성 시기에 7회, 김정일 시기에 2회, 김정은 시기에 2회 열렸다.

따라서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자체를 김 위원장 집권 후 최대 외교적 성과로 과시하려는 셈법이다. 할아버지인 김일성은 1949년 당시 소련의 스탈린과 첫 북소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외교관계에 물꼬를 텄지만 소련측 인사의 방북은 없었다. 아버지인 김일성은 2000년 7월 푸틴 대통령의 방북으로 평양에서 ‘북러 공동선언’평양선언에 조인했지만 이어진 세 차례의 북러 정상회담은 모두 러시아에서 개최됐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자체를 김정은의 외교적 승리로 선포하려 올해 상반기를 넘기지 않겠다는 생각이 계속 있었던 것 같다”며 “강국인 러시아 정상이 오는 것 자체가 백두혈통 김정은 최고지도자에게 업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매우 높이는 행위가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적극적으로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최선희 외무상이 직접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예방했고, 3월에는 러시아 해외 정보를 총괄하는 세르게이 나리시킨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평양에 파견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을 성대하게 맞을 준비에 나섰다. 미국의소리VOA의 보도에 따르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김일성 광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큰 정사각형 모양의 대형 구조물들이 포착됐다. 북한은 과거에 중국이나 러시아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거나 열병식을 진행할 경우 김일성 광장에 준비하는 동향을 보여왔다.

푸틴 대통령을 맞이하는 행사는 2019년 시 주석의 방북에 ‘최고예우’로 맞이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에 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 방북 당시 북한이 새로 조성한 외빈용 숙소로 추정되는 금수산 영빈관에서 머물렀으며, 정상회담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또한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환담을 했고, 능라도 5·1경기장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러시아는 석유 주고 북한은 무기 주고=이번 북러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군사협력과 경제협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 군사협력을 꾸준하게 이어온 만큼, 러시아는 탄약 등 무기 제공을 요구하고, 북한은 정찰위성 기술의 추가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27일 북한이 발사한 정찰위성은 발사 과정에서 신형 로켓 1단이 비행 중 공중에서 폭발하며 실패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31일과 8월24일에 두 차례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고, 11월21일 처음으로 발사에 성공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군사정찰위성 개발 기술 지원 의사를 직접 밝힌 만큼, 관련 수위가 주목된다. 올해 중 정찰위성 3기를 추가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추가 기술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석유 등 에너지 공급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북한 유조선 4척이 러시아 보스토치니항에서 휘발유 등 석유 정제품을 싣고 북한으로 수송된 정황이 포착됐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외교적 지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북한의 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기구인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에 반대하면서 북한에 선물을 안겼다.

또한 김 위원장에게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중러 3각 구도에 거리두기를 해 온 중국에 외교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북한은 지난달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당일 정찰위성 발사를 감행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최근 중국 다롄에서는 2018년 김 위원장의 방중 당시 시 주석과 함께 발자국을 본떠 설치한 동판이 아스팔트로 덮여 자취를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한중 외교안보 전략대화로 견제하고 국제사회 연대=우리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당일 한중 외교안보 전략대화를 개최한다. 외교부에서는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국방부에서는 국장급 실무자가 참석한다.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관계를 과시하려는 북한에 한중 간 외교안보 대화체가 재개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충격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22 대화체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나라는 미국과 호주가 유일했다. 정부는 미국 등 우방국과 함께 외교적으로 견제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최은지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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