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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쐈는지도 모르게 불에 타 추락하는 드론"…세계 최초 실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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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회 작성일 24-07-3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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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모양 장치에서 레이저 발사…수초 내 적 무인기 탐지·조준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 세계 첫 실전배치 눈앞

성능 강화한 이동식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Ⅱ도 개발 예정


30일 오후 3시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가로세로 약 50㎝ 크기 무인기드론가 떠오른 순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DJI사의 ‘팬텀4’ 기종으로, 몸체는 플라스틱으로 이뤄졌다.


강렬한 햇빛 탓에 눈을 뜨기 힘들었지만, 오른손으로 해를 가린 채 두리번거리자 저 멀리 불규칙하게 비행하는 드론이 어렴풋이 보였다.

“준비되셨죠!”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 신호와 함께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에서 발사된 레이저가 발사됐다.목표는 드론.

1초나 지났을까, 무기가 도대체 어디 놓여있는지, 실제 레이저를 쏜 건지 맨눈으로 확인할 순 없었지만 날아가는 드론에 불이 붙었다. 곧이어 아래 건물의 지붕에 떨어져 ‘퍽’ 소리를 냈다.

시연이 끝나고 들은 바로는 무기는 드론과 약 1㎞ 떨어진 곳에 있었다. 드론의 재질이나 거리 등에 따라 무력화에 필요한 레이저 조사照射 시간이 달라지지만, 10초 안팎이면 어지간한 드론은 격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국방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첫 레이저대공무기 시연회를 열었다. 충남 태안의 ADD 안흥시험장에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이 작동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한 레이저를 표적에 비춰 무력화하는 것으로, 북한의 소형 무인기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레이더로 탐색한 드론 궤적을 따라다니며 레이저를 쏴 맞혀 섭씨 700도 이상의 열에너지를 가함으로써 표적 드론을 태우는 방식이다. 1회 발사에 드는 비용이 2000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시연 후에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을 직접 둘러보며 운용 방식을 살필 수 있었다. 시연 장소에서 버스를 타고 수 분간 이동하니 컨테이너 크기의 녹갈색 박스 모양 ‘발사장치’가 보였다. 레이저를 만드는 기계가 탑재된 부분이라고 한다.

사격통제반장을 비롯한 총 3명의 요원이 발사장치 내부 제어실에 탑승해 무기를 운용한다. 레이더와 카메라로 드론을 탐지·조준한 후 레이저를 쏘기 직전까지 걸리는 시간을 ‘체계반응시간’이라고 하는데, 요원들은 이 체계반응시간이 수초 수준이 되도록 훈련받는다.

발사장치 위로는 카메라처럼 생긴 ‘집속기’가 달려 뱅글뱅글 돌아가고 있었다. 발사장치에서 만들어진 레이저를 쏘는 부분으로 전자광학EO·적외선IR 카메라가 설치돼 주야간 표적을 쫓아 가조준 사격할 수 있다.

집속기는 무기를 운용하지 않을 때는 발사장치 내부로 숨겨 무기를 일반 컨테이너처럼 위장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외 에어컨 실외기 십수개를 모아놓은 듯한 소음을 내는 냉각장치가 있었고 전봇대처럼 생긴 높이 7m가량의 레이더 탐지장치도 놓여 있었다.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에 대해서는 작년 4월 전투용 적합 판정이 내려졌으며, 지난달 시제 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이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안에 군에 인도돼 ‘대드론 무기’로 운용되는데, 레이저 무기가 정식으로 군에 실전 배치하는 것은 한국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Ⅰ사거리는 2∼3㎞ 정도로 알려졌다. 길지 않은 사거리에 제대로 운용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북한 드론이 운용되는 고도 역시 이 정도 수준이어서 충분히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ADD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는 레이저 출력이 낮아 드론을 대상으로 하는데 향후 출력을 키우면 박격포탄과 항공기 등도 격추할 수 있게 된다.

ADD는 출력과 사거리를 향상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Ⅱ도 개발하기로 했다. 컨테이너 하나 크기 무기를 경량화하거나, 무기를 이동식으로 만드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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