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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사태, 26일 한·일정상회담에서 공식의제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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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24-05-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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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민단체·전용기 의원 국회 토론회
“일본 대 국제사회 관점으로 접근해야”
“본질적 원인은 일본이 IT 후진국이라는 점”
“2대 주주로 남는 것도 방법”


송기호 변호사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라인 사태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회 제공

송기호 변호사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라인 사태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회 제공



일본 정부의 이례적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를 한국 대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대 국제사회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뒤처진 일본이 라인을 자국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에서 이번 사태가 비롯됐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24일 국회에서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회’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한 ‘라인 사태 긴급토론회’에서 “이번 사건은 국제질서·국제관계 속에서의 일본, 일본 대 국제사회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네이버가 개발해 일본 국민 메신저로 성장한 라인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국제시장을 분절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이 미국이나 중국 시장이 아닌 국가에서 성공한 굉장히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라인야후 사태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이후 가장 중대한 통상사건”이라는 의견도 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와 일본 IT기업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해 만든 A홀딩스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라인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라인야후 이용자 정보 등이 유출되자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 매각을 압박해 라인야후에서 한국 기업을 내쫓으려는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행정지도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관료주의가 강한 일본에선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이어가는 데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미온적인 대응을 보인 한국 정부를 향한 비판도 커졌다. 논란이 정치권까지 확산하자 네이버는 행정지도에 따른 조치 보고서 제출 기한인 오는 7월1일까지는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후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라 지분 매각 여지는 남아 있다.

송 변호사는 “일본은 스스로 국제관계의 법치주의를 자국 대외통상의 핵심으로 천명하고 있다”며 “이런 일본의 스탠스를 파고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일투자협정 14조에는 투자자와 국가 간 분쟁이 생기면 정부가 협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송 변호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정공법으로 행사해야 한다”며 “협의를 요구하는 게 출발”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데, 별도로 진행될 한·일 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가 공식 의제로 제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일본 정부가 달성하고자 하는 행정적 목적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국제통상법상 ‘비례성 원칙’을 위반했다”고도 비판했다. 정작 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직접적인 권한을 가진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행정지도에는 자본관계 관련 내용이 없다는 점도 짚었다.

송 변호사는 “네이버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네이버에 달려 있다”면서도 “일본이 기본적인 국제통상의 룰을 깨고 있는 만큼 네이버의 의사결정이 일본 정부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정부가 이 문제를 국제화하면서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정현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장이 24일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민연대 준비위 제공

위정현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장이 24일 국회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민연대 준비위 제공



위정현 IT 공정과 정의를 위한 시민연대 준비위원장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장은 “이 사태의 가장 본질적 원인은 일본이 IT 후진국이라는 점”이라며 “20년 전 잘나가던 일본 전자기업 소니였다면 당시에 과연 삼성, LG전자를 강탈하려고 시도했을까”라고 말했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역시 “디지털 무역적자가 굉장히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자국만의 플랫폼을 육성하고 싶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며 “일본 내에서 반도체·디지털 전략 보고서가 여러 번 나오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내 개발 인력이 부족하고 사회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늦은 만큼 네이버와의 협력으로 일본이 갖는 이점도 분명하다고 봤다.

지분 매각이 네이버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행정지도를 따르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보복에 나설 것”이라며 “기존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 A홀딩스 지분을 15% 정도 팔고 2대 주주로 남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뱅크는 지분을 더 싸게 가져가려고 할 것”이라며 “정당한 가격에 프리미엄까지 얹어 팔 수 있도록 정부가 뒤에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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