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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권=나쁜것이란 도식적인 판단 벗어나야" [헤경이 만난 사람 - 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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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22회 작성일 24-05-3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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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이 통일’ 점차 일상화할 것


법제처의 역할은 정부입법을 총괄·지원하고, 법령을 심사·해석·정비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입법 지형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만 2년을 지난 윤석열 정부는 4·10 총선 결과에 따라 남은 3년간의 시간도 ‘여소야대’ 국회와 함께 지내게 됐다.

야당의 견제가 강했던 21대 국회를 보내면서도 법제처는 그 나름의 성과를 내는데 집중했다. 법제처는 2022년 8월 국정과제의 체계적 이행을 위해 780건의 입법과제를 확정해 수립했는데, 20일 기준 이 중 법률은 492건 중 411건이 21대 국회에 제출됐다. 또 254건은 국회를 통과해 공포됐으며, 하위 법령은 288건 중 243건이 정비완료됐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에서 계류됐던 154건이 자동 폐기됐다”며 “22대 국회에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국정과제,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등 주요 정책 법안 통과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민생과 직결된 법안들은 시급성에 비해 국회 문턱을 넘기가 어려웠다. 이 처장은 단말기 유통사업자의 경쟁을 활성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단말기 유통법 폐지안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지원 확대 등에 대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을 대표적으로 뽑았다.

이밖에도 대형마트 영업제한시간 내 온라인 배송 허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상습 임금 체불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 강화를 담은 근로기준법 통과 등도 이 처장의 숙원 목표 중 하나다. 이 처장은 22대 국회에서도 필요한 부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처장은 “각 부처별로 재추진이 필요한 법률을 파악해 입법예고 기간을 단축하거나 사전 법제심사 등을 통해 해당 법률안이 신속히 국회에 제출되도록 하겠다”며 “사전 입안지원, 정부입법정책협의회를 통해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는 등 입법화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법제처 또한 국회 설득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 처장은 “기본적으로는 소관 부처에서 하겠지만, 반드시 통과가 필요한 법률은 야당 국회의원도 만나 소통할 것”이라며 “국민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법률이라면 그동안에도 그랬듯이 잘 협조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처장이 그간 추진해온 정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만나이 통일이다. 이 처장은 “그간 나이를 세는 방식이 혼용돼 혼란을 겪은 국민이 이를 좀 줄일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다”며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만나이가 정착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점차 일상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처장은 원활한 입법지원과 법령정비 등에서 여·야간 합의가 되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이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이 처장은 “과거엔 정책을 추진할 때 국회에서도 공청회를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단순한 절차적인 부분만 있다”며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여야합의로 통과됐듯 토론의 장이 열려 진지하게 모여서 논의하는 자리들이 국회에서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처장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서는 “‘거부권=나쁜 것’이라는 도식적인 판단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제를 취하는 이상 여소야대 구조가 생길 수밖에 없고, 야당에서 추진하는 법률이 국정운영의 책임을 가진 대통령의 뜻과 부딪힐 때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거부권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미국 또한 2500건이 넘는 거부권이 발동됐고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도 635건의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냐”면서 “거부권 행사만 문제인 것처럼 보지 말고 거부권 행사의 원인이 된 법률안이 적법하고 타당했는가도 따져 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거부권 행사는 우리 헌법이 민주주의 국가를 구현하기 위해 권력분립과 견제 수단으로 인정한 것으로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고 그 타당성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입법 총괄·조정·지원하는 법제처장으로서 미래 법제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도 지원하도록 법령을 정비해갈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각종 융합기술이나 산업과 관련해 일어날 법률적 쟁점과 제도적 대안도 연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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