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 처리→거부권→폐기…의미 없는 소모전, 다음 국회서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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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2대 국회에서도 여야 대치정국이 이어지면서 거대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재표결 부결·폐기의 악순환이 반복될 전망이다. 야당은 채상병 특검법을 포함해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이 행사돼 폐기된 법안을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했고 새 국회의장 후보는 직권상정도 고려한다고 밝히면서 차기 국회는 시작부터 격렬한 정쟁이 예상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부결된 직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해병대원 특검법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6개 야당에 제안한다. 채해병 특검법을 22대 국회 첫 번째 통과법안으로 만들자"고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사기 특별법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이를 재발의할 예정이다. 여당과의 합의 없이 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각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본회의로 직회부 된 7개 법안 중 △민주유공자법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세월호피해지원법 개정안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안한우법 제정안 등 4건은 이날 상정·표결을 거쳐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 법안들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자동 폐기된다. 또 나머지 △가맹사업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양곡법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안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세 건은 여야 합의가 미진하다는 이유로 상정이 안돼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민주당은 이 세 법안에 대해서도 22대 국회에서의 재발의를 예고했다.
차기 국회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석수는 21대 국회113석보다 줄어든 108석이 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야권 전체 의석수는 21대 국회181석보다 늘어난 192석이다. 야권이 특정 법안을 발의해 의석수로 밀어붙인다면 본회의 직회부 등 방식을 통해 22대 국회에서도 본회의 테이블까지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여야 합의가 안 된 채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윤 대통령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채해병 특검법 재표결 과정에서 연출된 것과 같은 야권의 총공세와 여권의 표단속 등 줄다리기가 반복될 수 있다. 재표결시 재적의원의 3분의2200석 이상의 표를 얻으면 개헌과 대통령 탄핵소추 등이 가능하고, 재표결에서 재석출석 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여권은 8석의 표를 지키는 데 안간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차기 국회의장이 될 우원식 민주당 의원도 개혁국회를 이루겠다며 성과와 속도감을 강조하고 있다. 우 의원은 지난 16일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법인데 정파적, 정략적 문제로 진전이 안된다면 국민의 동의를 얻어 직권상정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김진표 국회의장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김 의장은 안건 상정에 있어 여야 합의의 원칙을 중시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2월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의사일정 변경동의의 건 제출을 통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표결하려 했을 때다. 당시 김 의장은 "여야 합의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며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 표결 자체를 미뤘다. 이에 따라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상정이 미뤄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총선 압승 이후 공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뭘해도 야당이 이긴다는 판단일 것"이라며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민주당은 정부·여당을 더 치열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야권은 벌써부터 대통령 탄핵소추를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권은 마침내 탄핵열차에 연료를 가득채우고 시동을 걸고 말았다"며 "매우 통탄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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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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