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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 미국서 체포 뒤 보석 석방…정 박까지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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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1회 작성일 24-07-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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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계 대북전문가 수미 테리 피소

공소장에 ‘한국요원으로 활동’ 명시

전 국무부 대북고위관료 정박 추정인물도 언급

대통령실 “문정부 국정원 첩보활동 책임”


미국 사법당국이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을 위반해 한국 정부를 불법 대리하고 그 대가로 사치품 등을 받은 혐의로 16일현지시간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53를 체포했다. 미 국무부도 “법무부의 법 집행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미 테리 공소장엔 정 박 전 국무부 대북고위관리 겸 부차관보를 연상케 하는 ‘국무부 고위당국자’도 언급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어설픈 국가정보원의 첩보활동과 공개적으로 동맹국 정보기관에 ‘망신’을 준 미국 사법당국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미 뉴욕 남부연방지검장과 크리스티 커티스 연방수사국FBI 뉴욕사무국 부국장 대행은 테리를 전날 뉴욕시에서 체포했다고 17일 밝혔다. 테리는 체포 당일 보석금 50만 달러약 6억9000만 원를 내고 풀려났다. 검찰은 테리가 외국대리인 등록을 하지 않은 채로 국정원 요원에게 미국 정부의 비공개 정보를 넘기고 한국 당국자들이 미국 당국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아직 법 집행 중인 사안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면서도 “FARA가 존재하는 이유는 우리 정부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만나려고 온 사람들을 접촉할 때 그들이 누구를 대표하는지 알기 위해서다”라고 법 취지를 강조했다.

박 전 부차관보의 사임 배경과 이번 사태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소장엔 테리가 2021년 4월 16일쯤 워싱턴DC에서 국정원 요원과 저녁을 먹으며 “과거에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위원회NIC 고위급을 역임했으며 한국 업무도 담당하는 국무부 고위당국자와 테리의 친밀한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고 적혀있다. 박 전 부차관보가 직접 언급되진 않았지만 ‘고위당국자’에 대한 설명과 박 전 부차관보의 이력이 유사하다. 박 전 부차관보는 지난 5일 사임했다.

테리의 공소장에 국정원의 활동이 적나라하게 묘사됨에 따라 ‘허술한 첩보활동’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정원 요원은 2022년 6월 16일 국무부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 테리가 참석한 뒤 나오자 바로 그를 외교관 번호판을 단 차에 태웠다. 테리를 위한 명품 쇼핑에도 외교관 번호판을 단 차와 외교관 지위에 따른 면세 혜택이 동원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전임 정부에서 국정원이 전문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요원은 내보내고 아마추어 같은 요원만 남기면서 생긴 일”이라며 “문 정부를 감찰·문책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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