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To 떠나는 한동훈…다가올 법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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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후임은 정치와 거리가 먼 인물이기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저는 법무행정의 책임자로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정의와 법치주의를 굳건히 하기 위해 동료 여러분과 함께 용기와 헌신으로 일하겠습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5월 17일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로부터 584일이 흐른 지난 21일. 자의든 타의든, 장관직을 내려놓고 법무부를 떠나던 혹은 떠나게 된 한동훈 전 장관은 다시 용기와 헌신을 내세우며 정치 신인으로서의 포부를 다졌다. 그는 이날 이임식 직후 "상식 있는 동료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같이 만들어가겠다. 용기와 헌신으로 해내겠다"고 자신했다.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이라는 타이틀을 떠나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과 동시에 정치권에 뛰어드는 긴박한 사태를 보면서 지난 정부 법무부 장관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2019년 10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원 국정감사가 진행되던 날이자 정경심 전 교수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있던 날,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불리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직에서 사퇴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이던 그는 인사청문회 전후로 불거진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35일이라는 짧은 재임 기간을 마쳤고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야심차게 보이고 있다. 조국 전 장관 이후 국회의원 출신의 추미애 전 장관과 박범계 전 장관이 후임 장관으로 잇따라 취임하면서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까지 정치인 출신으로 채웠다. 특히 추 전 장관은 1년 남짓 재임 기간 내내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충돌하며 추秋-윤尹 갈등으로 서초동을 뒤흔들었다. 이들은 갈등은 수사지휘권 발동,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징계 절차를 거치면서 갈등 최고조에 달했다. 윤 대통령이 2021년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정치계에 입문해 대권에 도전하자 윤석열 대통령 1등 공신은 추미애라는 말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보면 윤 대통령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상황, 반대로 추 전 장관 입장에선 씁쓸하기만 했을 터. 추 전 장관은 2021년 1월 퇴임 후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가 20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오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의 뒤를 이은 박범계 전 장관도 마찬가지다. 판사 출신의 정치인이던 그는 법무부를 떠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며 한 전 장관과 종종 설전을 벌였다. 안타깝고 불편하게도 국민들은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충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한 전 장관의 행보도 이들과 다를 바 없다. 1년7개월 동안 전 정부 인사들과 충돌하며 국회만 갔다 하면 의원들과 말싸움을 하는 등 정치인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깃털, 깝죽 등 한 장관에 대한 모욕적 지적이 터져 나왔다. 물론 이들이 법무부 수장으로서 여러 법무 정책들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앞으로 후임 법무부 장관은 정치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기를, 적어도 재임 기간에는 정쟁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한 전 장관이 퇴임사에서 강조한 동료 시민의 대부분은 이를 원하고 있을 테니까. 과천정부청사를 떠나는 한 전 장관을 바른 뒷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동료 시민이 바라는 것은 대통령실에서 바라는 것과 같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shl22@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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