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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짓이라도 하듯 쉬쉬 방러…김정은·푸틴의 절박함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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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8회 작성일 23-09-1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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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4월 24일 오전 전용 열차 편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 지역인 하산역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는 모습. 김은은은 당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북극개발 장관,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대사의 영접을 받았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4월 24일 오전 전용 열차 편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접경 지역인 하산역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는 모습. 김은은은 당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극동·북극개발 장관,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대사의 영접을 받았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 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러시아로 이동중인 것으로 11일 파악됐다. 정보당국은 지난 10일 늦은 오후 김정은을 태운 열차가 북·러 국경 지역을 향해 비교적 느린 속도로 이동하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러시아 정부는 여전히 김정은의 방러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고, 북한의 공식 보도도 없었다. 외교의 꽃으로 볼 수 있는 정상외교가 공식 발표도 없이 쉬쉬하며 이뤄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11일 현재 김정은이 평양을 떠나 열차편으로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에선 김정은의 방러 동향을 그간 실시간으로 분석해왔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정확한 시점과 탐지 방법 등을 설명하긴 어렵지만, 특정한 시기에 김정은의 특별열차가 사라진 사실을 확인했다"며 "열차가 출발한 뒤 정차 없이 목적지인 극동 지방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김정은은 북ㆍ러가 계획하고 있는 정상회담 일정에 최대한 맞춰 목적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목적지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맞다면 약 20시간에 걸친 1179km의 여정이다. 우선 북·중 접경지역인 하산까지 약14시간 소요되고, 이후 하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약 320㎞까지 추가로 약 6시간 걸린다. 여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12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하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과 푸틴 간 정상회담은 12일이나 직후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단독회담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며 웃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단독회담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며 웃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두 국가 정상 간의 회담이지만, 이처럼 아직까지도 추측과 가능성만 난무하는 건 양측 모두 일체의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의 정상외교 일정은 초청국과 방문국이 상호 조율해 일정 기간을 두고 관련 일정을 발표한다. 하지만 이번엔 북·러 모두 입을 닫은 채 언론 보도를 통해 김정은의 일정·동선 등의 퍼즐이 맞춰졌다.

김정은이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EEF가 열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방문한다는 사실은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직후 미 백악관이 이를 사실로 확인하고, 한국과 일본 등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 표명이 이어졌다. 지난 10일에는 일본 매체 등에서 북한 시찰단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러시아 연해주의 하산역을 방문해 김정은의 동선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러 1차 정상회담을 앞둔 2019년 4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학교 내 한 건물을 둘러본 뒤 차량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러 1차 정상회담을 앞둔 2019년 4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학교 내 한 건물을 둘러본 뒤 차량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김정은의 열차 탑승이 확인된 11일까지도 정작 당사국인 북·러는 아무런 발표가 없었다. 러시아 RTVI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김정은의 방러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2년 집권 후 줄곧 사회주의 정상국가의 지도자를 표방했던 김정은이지만, 이런 깜깜이 외출은 그 자체만으로 비정상적 외교 행보로 평가된다.

이는 2019년 4월에 열린 1차 북·러 정상회담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당시엔 정상회담 개최 1주일 전인 4월 17일 러시아 외무부가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다음주 첫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북한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이틀 전 정상회담을 발표했다. 4월 중순엔 당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과 정상회담이 열릴 극동연방대학 주변을 시찰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북·러 정상회담 준비 과정도 노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25일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 직후 러시아 측이 마련한 연회에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25일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 직후 러시아 측이 마련한 연회에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러가 4년 전과 달리 외부에 일절 함구하며 이번 정상회담 일정을 추진한 것은 그만큼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궁지에 몰려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당시 김정은은 2019년 2월 북·미 간 하노이 노 딜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방러를 택했는데, 이는 국면 타개 목적으로 우호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통상적인 외교 활동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규탄하는 침략전쟁을 수행 중이고, 김정은이 의도하는 무기 판매 및 핵 무력 기술 획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를 통해 수차례 금지한 불법행위다. 양측이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입을 꾹 다무는 건 그 자체로 이번 회담이 갖는 위험성과 불법성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 10일 CBS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러 정상회담을 "자포자기 행위의 일환"으로 평가하며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이 어떤 식으로 끝날지 자명하다. 무기 거래는 러시아와 북한을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러 정상회담 김정은 예상 경로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뉴욕타임스NYT]

북러 정상회담 김정은 예상 경로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뉴욕타임스NYT]

크렘린은 푸틴과 김정은이 "EEF에서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는데러시아 RTVI 11일 보도, 이 역시 통상적이지 않다. 보통 다자 행사를 계기로 한 정상회담은 행사 참여를 주된 일정으로 하며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렘린 설명대로라면 김정은과 푸틴은 장소만 EEF 행사를 활용할 뿐이지 별도의 회담 일정을 계획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럼이 한창인데 포럼과 관계없이 열리는 정상회담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모양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러의 무기 거래 논의는 이미 한·미 등에 의해 동향이 포착된 데다 수차례에 걸쳐 경고 메시지가 발신된 상태"라며 "극도로 예민한 사안을 북·러 정상이 직접 만나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리스크를 지게 되고, 결국 북·러 모두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확신이 없는 탓에 공식 발표 없이 수면 아래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 입장에서 미국이 공개적으로 경고를 날리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협력에 나설 타이밍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략적 중요성이나 시급성을 고려해 기존에 보였던 선발대 파견과 같은 일부 프로토콜까지 과감히 생략하거나 간소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정영교·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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