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1일!] 궁녀 가마에 숨어…긴박했던 그날 붕괴된 친일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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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아관파천
김홍집 내각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내각은 음력 1895년 11월17일을 양력 1896년 1월1일로 하는 태양력을 실시하고 새해 첫날 수검들이 가위를 들고 백성의 머리를 자르는 단발령을 선포하는 등 급진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백성들은 이를 일본화로 받아들였고 전국 각지에서 의병항쟁을 벌였다. 당시 고종은 경복궁에 사실상 감금된 상태였다. 1894년 일본군이 톈진조약을 빌미로 경복궁을 침략하고 을미사변을 일으키면서 고종은 자신도 머지않아 처형당할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항쟁으로 경복궁 수비가 상대적으로 소홀해지면서 고종을 비롯한 친러파들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파천하는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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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 가마에 은신해 피신한 고종… 러 공사관의 도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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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러시아 당국은 조선 문제에 대한 직접적 관여를 금지한다는 훈령을 내렸지만 편지를 읽은 스페예르는 러시아 외무부에 조선을 지원할 수 있는 전체 계획을 세울 것을 요청했다. 2월2일 스페예르는 외무대신에 고종의 피신 의사를 전하고 신속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당국은 좀처럼 확답을 주지 않았다. 결국 스페예르는 자체 판단으로 고종의 파천을 결정했고 2월10일 공사관 보호를 명목으로 러시아 해병 135명을 입경시켰다. 실상은 신변 보호를 위해 공사관 경비 병력을 늘려달라는 고종의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 1896년 2월11일 오전 7시30분. 고종은 왕세자인 순종과 함께 궁녀가 타는 가마를 타고 일본군의 경비가 삼엄한 경복궁 서쪽 문인 영추문을 빠져나와 러시아 공사관으로 갔다. 경복궁 친위대는 궁녀의 가마를 검문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이용한 것이다. 파천 당일 고종은 대대적인 인사 개혁을 실시했다. 가장 먼저 친일 내각 인사들의 처형·체포를 명령했는데 김홍집과 농상공부대신 정병하는 백성들에게 살해됐고 내부대신 유길준 등 10여명의 고관은 일본 군영으로 도피했다. 이어 은신 중이었던 친미·친러 세력이 내각에 대거 등용됐다. 총리대신에 박정양을 필두로 조병직, 이완용, 이윤용, 윤용구, 이재정, 윤치호, 고영희, 권재형, 안경수, 민경호 등이 기용됐다. 새로 출범한 내각은 친일파를 국적으로 단죄하고 단발령 실시 보류, 공세 탕감 등을 통해 민심 수습에 나섰다. 이어 국내에 있던 일본인 고문관과 교관이 파면되고 러시아인 교관이 임명됐다. 조선 내 러시아의 영향력이 강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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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관파천 120주년 맞아 복원… 곳곳엔 러 건축가 손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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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사관은 원형 복원·정비 작업 끝에 지난해 11월 대중에게 공개됐다. 공사관 건물은 1890년 건립됐다. 벽돌로 된 2층 건물에 입구에는 개선문 모양의 아치문이 있었지만 6·25전쟁 때 탑을 제외한 나머지 구조물이 파괴됐다. 러시아 공사관을 설계한 인물은 러시아 국적의 아파나시 세레딘 사바틴이다. 사바틴은 조선 외교고문으로 활동 중이던 묄렌도르프의 권유로 1883년 입국했고 러·일전쟁 발발 전인 1904년까지 20여년간 우리나라에 머물렀다. 사바틴은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가 시해당하는 것을 목격한 유일한 외국인이기도 하다. 을미사변 직후 사바틴의 증언은 영어와 프랑스어 등으로 번역돼 본국에 전달됐다. 러시아 공사관뿐만 아니라 인천해관청사, 세창양행 사택, 관문각 등 여러 건축물에 사바틴의 손길이 남아있다. 재미독립운동가 서재필의 요청으로 설계한 독립문과 덕수궁 안 정관헌, 중명전, 석조전도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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