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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 화해 연출 157분…김건희 리스크 일단 덮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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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7회 작성일 24-01-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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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에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창밖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 문제나, 이를 비판했던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거취는 용산과 당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이 얘기를 다시 꺼내기도 애매한 상황이니, 일단은 각자 평행선을 달리면서 덮고 가겠다는 걸 보여주는 만남 아니겠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예고에 없던 ‘깜짝 회동’을 한 29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렇게 말했다.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악수한 지 엿새 만에 2시간37분이나 점심식사와 차담을 하면서 두 사람과 당정 관계에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려 했지만, ‘완전한 봉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통령실은 이날 회동을 통해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지난 21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문제를 지적한 김경율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을에 공천하는 것은 사천’이라는 취지로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 당시 동석했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당과 대통령실 사이를 조율하는 한오섭 정무수석,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내용을 전달하는 이도운 홍보수석이 참석했다. 이날은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한 지 딱 한달이 되는 날로,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공식 오찬을 한 건 처음이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다른 비대위원들과 유의동 정책위의장, 장동혁 사무총장은 초청하지 않았다.



이들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에 파열음이 난 핵심 원인인 ‘김건희 리스크’와 관련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원내대표는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국민 걱정을 해소하는 방안이 논의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민생 문제만 얘기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역시 “김 여사 문제는 언급된 적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한 영남 중진 의원은 “한 위원장으로선 김 여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대통령실이 결단하라고 공을 넘긴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만난 당장은 김 여사 리스크 해소 요구를 자제하겠지만, 윤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계속 뭉개고 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비대위 출범 한달을 넘기며 여러 여론조사에서 한 위원장 긍정평가는 높아졌지만 총선을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지부진해,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결단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처지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총선에서 중도층을 끌어오려면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문제 등에 좀 더 분명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한 위원장은 “제가 더 잘하겠다”고만 말했다.



본격적인 총선 공천 국면에 접어들면, 잠재된 긴장을 넘어 양쪽의 주도권 다툼과 지분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국정 장악력 강화’를 내세워 대통령실·정부 출신 출마자들의 공천을 밀어붙이고, 한 위원장은 ‘공정한 공천’을 명분으로 이를 거부하면서 당내 기반을 넓히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공천은 당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공천 때 언제든지 갈등이 다시 생길 수 있는 거 아니겠냐”며 “서로 내 사람을 넣으려고 하다 보면 잡음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지역구 253곳에 출마하려는 이들의 공천 신청을 받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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