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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없이 초토화" 김정은이 공군 비행장에 온실농원 짓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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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1회 작성일 24-02-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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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인 2022년 10월10일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지구의 대규모 남새채소 생산기지인 연포온실농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연초부터 한반도 분위기가 흉흉하다. 북은 과연 전쟁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인가? 2024년 이 지역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우선 국내에서 유령처럼 떠돌던 ‘봄 위기론’이 있었다. 한국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위기를 조성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였다. 윤석열 정부가 강한 대북 적대감을 보이며 대북관계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그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2023년 2월 첫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 또는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9·19 군사합의를 정지시킨 것이 ‘위기론’을 강화시켰다. 거기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적이 도발하면 ‘즉·강·끝’즉시, 강력히, 끝까지 원칙대로 응징하라”고 부추기고 군 지휘부가 같은 논조를 되풀이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용산발 위기론’이 추가되며 ‘봄 위기론’은 정점을 찍는 듯했다.







‘사회주의농촌문화건설의 본보기’





바로 그때 미국에서 ‘북한 전쟁론’이 불거졌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시그프리드 헤커 교수가 포문을 열었다. 대북 대화파로 잘 알려진 이들이 지난달 11일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충격적인 내용을 자극적으로 표현했다. “우리는 김정은이 1950년 그의 할아버지가 그랬듯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믿는다.” 여기에 1990년대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쪽 협상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마저 가세했다. “2024년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최소한 염두에는 둬야 한다.” ‘한국발 위기론’이 시나브로 ‘북한발 위기론’으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물론 그 배경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들이 있었다. 그는 1월 초 군수공장을 방문하여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하면서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15일 최고인민위원회 시정연설에서는 헌법에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며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까지 헌법에 반영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제 ‘1민족 2국가’론을 부인하고 ‘적대국가론’을 도입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은 ‘북한발 위기론’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면 북은 과연 전쟁을 하려는 것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엉뚱해 보일 수도 있지만 지난 몇년간 북에서 의욕적으로 건설하고 있는 온실농장을 잠깐 보도록 하자. 2015년 평양시에 장천남새채소전문협동농장이 건설됐다. 면적 약 68만4000㎡에 온실 665동이 배치된 대규모 온실 단지다. 이 온실에서는 토마토·고추·가지 등의 채소를 수경·토양 재배한다. 특히 채소농사의 과학화를 위해 온실환경종합측정장치가 설치돼 재배공들이 온실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태양열물가열기·나노물분해기가 설치된 온실들도 있다고 한다. 북이 ‘사회주의농촌문화건설의 본보기’라고 선전하는 이유다.



이 주장을 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북은 이 성과에 꽤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보다 규모도 더 크고 더 과학화된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들을 지방에 건설하기 시작했다. 2019년 함경북도에 온실 320동 규모의 중평온실농장이, 2022년에는 함경남도에 온실 852동이 들어선 연포온실농장이 건설됐다. 2023년 초부터는 이보다 더 큰 강동온실농장 건설이 평양 외곽에서 시작됐다.



이 중 연포온실농장은 280정보 부지에 현대화·집약화·공업화된 온실이 들어섰다고 한다. 구글어스로 확인해보면 북위 39°4733.3", 동경 127°3159.1" 위치에 대규모 온실단지를 확인할 수 있다. 구글어스 위성사진으로 그 규모를 추정해보면 대략 2.64㎢1.43㎞×1.85㎞, 264㏊로 북이 주장하는 280정보278㏊에 근접한다. 거의 여의도만한 규모의 초대형 온실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과거에 한국 대북지원단체들에서 비닐 박막을 포함한 자재 일체를 지원받아서 비닐하우스를 짓던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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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협의 이면





김정은 위원장은 2022년 2월 연포온실농장 착공식에서 “이를 기준으로, 봉화로 하여 전반적 농촌 발전을 강력하고 확신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당 중앙의 구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10월10일 ‘당 창건일’에 맞춰 평양 대신 연포온실농장의 준공식에 참석해 이 농장이 가지는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난해 12월 말 노동신문은 남새 생산계획을 초과 완수했다고 보도하며 “지능형 통합생산체계를 완성하고 원통형 남새재배장치를 도입한 생산 방법과 다층재배 방법 등으로 원가를 낮추면서도 생산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온실농장들의 위치와 규모 정도는 구글어스로 확인할 수 있지만 사실 그 운영실태는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다. 그래도 이런 주장을 단순한 선전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선전용이라면 장천남새전문협동농장 하나라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온실단지를 지방에 건설했고 앞으로도 계속 추가해 각 도에 온실단지 하나씩을 배치할 계획이다. 더욱이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초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발표해, 매해 20개 군을 현대화해 10년 안에 전국의 모든 시·군의 생활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키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주목할 점은 최근 건설된 온실단지 위치에 공군 비행장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구글어스의 과거보기 기능을 활용해보면, 활주로와 그 인근에 대기하고 있는 비행기들을 확인할 수 있다. 연포온실농장은 2022년까지도 사용되고 있던 ‘연포비행장’을 헐고 그 자리에 들어섰다. 중평온실농장도 2018년 함경북도 경성군 중평리에 있던 공군 비행장을 밀어내고 건설했다. 또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평양 외곽의 강동온실농장도 비행장이 있던 곳이다. 연합뉴스도 이를 확인해주고 있다.



2021년 3월 북한 연포비행장의 모습. 서재정 제공구글어스 위성사진 갈무리




2022년 2월 북한 연포비행장의 모습. 서재정 제공구글어스 위성사진 갈무리




2024년 1월 북한 연포 온실농장 모습. 서재정 제공구글어스 위성사진 갈무리


이런 경제 활동은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이해할 물질적 근거를 제공한다. 북이 전쟁을 일으켜 ‘무력통일’을 추구하고 있다면 현시점에 대규모 온실단지를 건설한다는 것은 매우 모순적이다. 더구나 온실단지를 짓기 위해 공군 비행장을 하나씩 철거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력통일의 준비로 보기 어렵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의 위협은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경제개발에 매진하고 싶지만 윤석열 정부가 잘못 건드리기만 하면 무자비하게 보복하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적국이고, 더 이상 한 민족도 아니므로 핵무기 사용에도 거리낌 없을 것이라는 선언이다. 그러므로 ‘북한발 위기론’은 ‘한국발 위기론’과 쌍생아다.



일본 국제기독교대 정치·국제관계학과 교수





시카고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국제관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방문학자로 하버드대학 옌칭연구소에 머물고 있다. 한반도와 국제관계에 대한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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