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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서 뉴스 본다" 53%, 세계의 2배…통제 안돼 가짜뉴스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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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9회 작성일 24-02-05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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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향력에 총선까지 흔들

그래픽=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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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국내 1위 플랫폼 지위를 누리지만,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동영상·쇼츠를 방치하는 등 콘텐츠 유통 기준이 자의적이고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작년 12월 유튜브에는 ‘윤석열, 임영웅 결혼식서 축가’ ‘삼성 이재용 재혼’ 등 엉터리 동영상으로 조회 수를 올리는 채널이 등장했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삭제·차단을 요청했지만, 유튜브 측은 ‘본사 정책을 위반한 내용을 찾지 못했다’며 방치했다. 결국 방심위가 회의를 열어 국내 접속만 차단해 달라고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업자에게 ‘시정 요구’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방심위의 유튜브 시정 요구 건수는 최근 5년간 1만382건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그래픽=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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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스팸이나 기만 행위’ ‘성행위와 과도한 노출’ ‘아동 안전’ 등 자체 가이드 라인에 따라 콘텐츠를 삭제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 적용하고 있는 구체적인 세부 기준을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다. 방심위 고위 관계자조차 “어떤 채널을 살리고 어떤 콘텐츠는 삭제하는지 유튜브의 기준이 우리도 궁금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상에서 명예훼손 사건 등 각종 분쟁이 발생해도 국내에선 가해자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다. 유튜브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압수 수색을 해도 가해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다. 6인조 걸그룹 IVE의 멤버 장원영은 작년 5월 미국 법원에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유튜브 채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신청을 내고 나서야 채널 운영자를 확인해 법적 대응을 할 수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 아닌 이상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인 것이다.

유튜브의 편·탈법 행위에 우리 정부가 속수무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기업인 카카오나 네이버는 방통위·공정위 등의 규제를 받고 있고, 국정감사 때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돼 여론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유튜브는 이런 공식·비공식적 규제의 무풍지대나 마찬가지다. 반면 구글은 미국과 한국의 정부 간 통상 협상 등에서 자기들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픽=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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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에 따르면 한국인의 53%가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봤다. 함께 조사한 미국 등 46국 평균30%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깝다. 팩트를 기반으로 하는 언론사의 기사보다 편향되고 극단적 주장이 쏟아지는 유튜브가 유독 한국에서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치인들은 이를 막기는커녕 유튜브를 총선에 유리한 쪽으로 이용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유튜브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선 관련 법령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역할을 해야 할 정치권은 손을 놓고 오히려 이에 올라타려 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안에선 몇몇 유튜브 채널이 ‘윤심 유튜브’로 불린다.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여권 인사들이 자주 본다고 알려지면서다. 그중 한 채널은 지난해부터 “한동훈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실제 비대위원장에 지명되자 ‘윤심 유튜브’ 타이틀을 얻었다. 이런 채널에 출연한 인사들이 ‘인재 영입’으로 당에 입성하면서 힘은 더 세졌다. 더불어민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성 친명 유튜브 방송일수록 출연 경쟁이 심하다. 구독자 147만명의 김어준씨 방송 고정 출연자에 대해선 “총선 꽃가마 탔다”는 말까지 한다.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는 말이다.

유튜브에선 근거 없는 의혹과 막말이 쏟아진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피습됐을 때, 보수 유튜브 채널에선 “흉기가 아니라 젓가락에 찔린 것 아니냐”며 자작극 의혹을 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유력 정치인이 유튜브 시청을 자제시키기보다 부추기기도 한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작년 6월 당원 강연에서 “기성 언론은 쓰레기 하치장”이라며 “유튜브를 보라”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총선이 코앞이라 지금은 어느 쪽도 자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이후에라도 정치권부터 유튜브의 활용과 그 폐해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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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흔 기자 dhshin@chosun.com 박상기 기자 sangki@chosun.com 김승재 기자 tuf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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