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과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봉투 의혹’ 의원들과 당내 중진들의 불출마 용퇴를 촉구하자 ‘시스템 공천’ 붕괴에 대한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천 아닌 ‘사천’이 아니냐는 불만 섞인 비판까지 나오며 분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3일 저녁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정성호 의원 등 지도부, 핵심 측근들과 비공개 심야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비리 의혹으로 재판 중인 노웅래, 기동민, 이수진비례 의원들의 컷오프를 논의한 걸로 전해진다
해당 밀실 모임에 참여했다고 전해진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컷오프 대상으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반발하면서 내홍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노웅래 의원은 15일 당의 공식 입장을 촉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당의 공식 회의 테이블이 아닌 비공식 논의 구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결정적 내용의 논의를 하고 언론에 알린다면 이는 명백한 밀실 논의”라며 “이기는 공천, 시스템 공천을 부정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설 연휴 기간 중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의 경위와 동향을 물으며 총선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했다. 불출마하라는 직접적인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압박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당 안팎에선 수사나 재판을 받는 현역들의 공천 배제가 이뤄지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등도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 대표의 전화 메시지 전달이 친문 밀어내기라는 모습으로 비춰지자 친문 인사들은 통합을 깨면 결국 민주당이 총선서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이날6일 오전 CBS라디오에서 “주류에 의해 임종석 전 실장을 정점으로 전 정부 핵심 인사를 건드려 ‘문명문재인·이재명’이 파괴되면 총선은 폭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의식을 가진 의원들이 그냥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게 폭발이 되면 명문 정당이 깨지고 문명이 파괴된다. 그러면 총선 자체를 못 치른다”고 경고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