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재조·학계서 인정받는 권위자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사진 오른쪽과 장동혁 사무총장 ⓒ뉴시스
국민의힘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의 충남 공주부여청양 단수공천 과정에서의 이른바 좌파 판결 논란에 대해, 10년 이상 판사로 재직했으며 법학자로서 학계에서도 높은 권위를 가지고 있는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판결 내용을 검토해봤는데, 맞지 않다"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정영환 위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진석 의원이 당한 1심 판결과 관련 "판결 내용을 검토해봤다"며 "균형이 맞지 않다고 봐서 단수공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진석 의원은 지난 2017년 9월 페이스북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는 배우자 권양숙 여사 등이 박연차 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때문으로, 그 결과 부부 싸움 끝에 권 여사는 가출을 하고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 것이라고 서술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정 의원을 고발했으며, 검찰은 정 의원을 500만원 벌금형에 약식기소했으나 재판부가 돌연 이를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이후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재차 500만원 벌금형을 구형했는데도 검찰의 구형량을 뛰어넘고 명예훼손 혐의로는 극히 이례적인 6개월 징역형을 선고해 이른바 좌파 판결 논란이 일었다.
판결을 선고한 박모 판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2001년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입학, 영통 지역의 좌경화를 선동했다" "좌파의 영역 확대가 너무나도 절실하다고 판단, 한겨레 왜냐면에 기고해 좌파의 존재를 알리고,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인 법조계의 적화를 꾀하라는 지하당의 명령을 받아서 △△대학교 법과대학에 침투해 예비 법조인들의 좌경화를 선동하고 있다"고 기술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 "민주노동당에서는 나를 영통 지역 최연소 당원이라 부른다"고 했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선 패배 직후에는 "이틀 정도 울분을 터뜨리고 절망도 하고 슬퍼도 했다가 사흘째부터는 일어나야 한다"며 "포기하지 않고 자꾸 두드리면 언젠가 세상은 바뀐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패한 직후에도 "피를 흘릴지언정 눈물은 흘리지 않는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판사는 페이스북에는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는 문구를 소개글로 쓰기도 했다. 결국 박 판사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사실관계 조사를 거쳐 엄중주의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전후 사정에 비춰볼 때, 1심 판결이 향후 상급심에서 유지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영환 위원장은 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을 15기로 수료했으며, 1989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중앙지법 동부지원·수원지법·부산지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으로 봉직한 판사 출신이다. 이후 학계에서 법학자로 활동해왔는데, 대법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학식과 인품을 존경받고 있다. 또, 지금은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으로 일시 영입됐지만, 당색이나 정파 성향이 극히 옅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정영환 위원장이 보기에도 정진석 의원이 당한 1심 판결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의미다. 1심 판결이 상급심에서 당연히 파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법조계 안팎의 중론과도 일치하는 시각으로 보인다.
판사 출신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또한 정진석 의원 좌파 판결 논란과 관련 "해당 사건은 애초에 검사가 약식기소를 했던 사건"이라며 "1심 판결에 대해서는 매우 정치적으로 편향된 판결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기조에 맞춰 배제하지 않고 객관적 점수에 의해 단수추천을 했다"고 정리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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