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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튜버, 총선후보 불러 사상검증…"사실상 준공천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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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57회 작성일 24-02-0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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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뒤흔드는 여야 정치유튜버
4·10 총선을 두 달 남겨두고 정치 유튜브 채널이 유사 공천심사위원회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 채널이 친명계·친윤계 후보를 자의적으로 구분해 띄우고, 동시에 적합도 여론조사나 공약 이행 평가, 면접 등 공천 심사와 다름없는 방송을 진행해서다.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은 여론조사꽃대표 김어준이 실시한 지역구별 가상 대결 조사무선전화면접 방식 결과를 꾸준히 발표해 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방송에선 전북 군산이 대상이었다. 전체 응답자에선 현역인 신영대 의원이 31.8%, 도전자인 김의겸비례 의원이 30.7%의 지지도를 얻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신 의원 37.2%, 김 의원 37.9%였다. 김씨는 민주당 지지층 조사를 콕 집어 “0.7%포인트 차이”라며 “초초초박빙이다. 적극 투표층에서 1.3%p로 김의겸이 앞서고, 이건 뭐 가봐야 안다”고 말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구독자가 147만 명인 이 채널은 주로 비명계 의원 지역구의 여론 동향을 주목해 왔다. 이원욱·윤영찬·조응천·김종민·설훈 의원의 지역구가 타깃이었고,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결과를 공유하며 이들의 탈당을 압박했다.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고정 출연해 진행을 보조한다. 한 당직자는 “친명 강성 지지층을 쥐고 흔들다 보니 김씨가 온라인 공천심사위원장이란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구독자 50만 명의 ‘박시영TV’는 지난해부터 ‘위너프로젝트’ 코너에 총선 도전자를 출연시켜 “이재명 대표를 어떤 정치인이라고 생각하나” 등의 질문을 던진다. ‘현역 의원 공약이행 평가’ 시리즈를 방송하는 구독자 90만 명의 ‘새날’에도 친명계를 자처하는 전현희·최민희·김현·이정헌 등 예비후보가 출연했다. 구독자 63만 명의 ‘이동형TV’는 윤용조·김지호·모경종 등 이 대표 최측근을 등장시킨 뒤 “찐찐찐이야” 같은 제목을 붙였다. “유튜버가 사실상 친명 후보 홍보대행사”수도권 재선 의원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수 진영도 엇비슷하다. 구독자 100만 명의 ‘고성국TV’는 최근 ‘뉴페이스 토크배틀’이라는 코너에서 김도식·도태우·공정숙·조용술 등의 예비후보를 소개했다. 이 채널은 ‘현장대담’이라는 코너에서 예비후보 지역구나 출판 행사 등을 찾아간다. 구독자 86만 명의 ‘이봉규TV’에는 김소연·조광한·유낙준·조상규 등 예비후보가, 구독자 126만 명의 ‘배승희변호사’ 채널에도 호준석·박정훈·김성용·여명 등 예비후보가 출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정치인보다도 정확한 판단과 탁월한 혜안을 갖고 일을 하셨다”김성용는 식의 노골적인 발언도 그대로 공개된다.

대형 유튜브 여러 곳에 출연하는 한 예비후보는 “실제 유튜브 방송에 나가면 지역에서 ‘잘 봤다’는 피드백이 온다”며 “선거 90일 전부터 방송 출연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유튜브는 거의 유일한 홍보 창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정당 기능을 잠식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달 18일 국회에서 열린 ‘유튜브와 정당정치’ 토론회 발제를 통해 “유튜브 정치·시사채널이 ‘유사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유튜버들은 정당이 아닌 리더에 복무하길 요구하는 측면이 있다”며 “김어준씨가 여론조사를 하고, 박시영씨가 후보자에게 당 대표에 대한 평가까지 요구하는 걸 보면 준準공천심사위원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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