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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의자 앉아 열흘 쪽잠 잔 함장…출동수당은 하루 9000원 [서해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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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5회 작성일 24-02-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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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함의 박제준 함장42·가운데이 7일 서울함의 함교에서 전시 훈련인 전투 배치를 지휘하고 있다. 실전에선 유리창을 뚫고 탄환이 날아올 수 있기에, 훈련에서도 철모와 방탄 구명의를 착용하고 진행한다. 사진 해군

서울함의 박제준 함장42·가운데이 7일 서울함의 함교에서 전시 훈련인

서울함의 현장 지휘관인 박제준 함장의 함장실. 24시간 돌아가는 함내 폐쇄CC회로TV 모니터, 각종 데이터 실시간 기록 장비와 7대의 전화기 못지 않게 눈길을 사로잡은 건 그의 협탁에 빼곡하게 놓인 각종 영양제와 상비약이었다.

" “아프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100명 넘는 승조원들의 목숨을 맡고 있으니까요. 출동 기간에는 커피도 마시지 않습니다.” " 분 단위로 육성 보고가 들어오는 함내 통신에 귀를 기울이며 그가 내놓은 설명이었다.

실제 그는 북한의 공격으로부터만 승조원을 지키는 게 아니었다. 승조원들의 몸과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관리하며 무난하게 출동을 마무리하는 것도 그의 중요한 임무 중 일부다. 경계 근무 관련 활동 외에 “휴대전화를 배 위에서도 쓰게 해 달라”거나 “청소 도구가 부러졌다”는 민원까지 모두 함장에게 올라온다.

이처럼 배의 추진과 항해부터 탐색·전자 장비, 대공·대함·대잠 무기체계 등 섬세한 첨단 장비는 물론 사람까지 총지휘해야 하는 함장의 책임과 권한은 막중할 수 밖에 없다. 함장실에 버젓이 침대가 있지만, 열흘 남짓의 출동 기간 내내 그가 의자에 앉은 채로 한 두시간씩 쪽잠을 잘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나 뿐 아니라 함장으로 근무하는 동기들은 모두 이렇게 지낼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군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24시간 가까이서 들여다본 해군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 보였다. 군 부대 내 휴대전화 사용이 일상화한 시대에도 해군은 이동 통신사들의 전파가 닿지 않는 망망대해에서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24시간 엔진 소음과 선체의 진동, 멀미와도 싸워야 한다. 폐쇄된 배 안에서 생활하다 보니 강박증, 공황 장애를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연평해전이나 천안함 피격 같은 북한의 기습공격이 언제 다시 이뤄질지 모른다는 ‘아는 공포’도 이겨내야 한다. 이런 탓에 서울함도 130명이 최대 정원이지만, 100명 남짓약 70% 밖에 승조원을 채우지 못 했다.

처우도 문제다. 1년에 4~5개월씩 바다에 나가 있는 함정 근무를 포함, 20년 가까운 경험을 쌓아야 2급함호위함을 지휘하는 현장 지휘관 한 명이 배출된다. 하지만 4시간 이상 항해 시 받는 ‘출동 가산금’은 하루에 단돈 9000원. 초급 간부부터 함장까지 동일한 금액이다.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박 함장은 “해군이라면 함장이라는 직책을 영예롭게 여기며, 모두가 이 자리를 꿈꾼다”는 ‘모범 답안’을 내놨다. 하지만 정작 그를 통해 자신의 5~10년 뒤를 그릴 젊은 장교들도 같은 답을 할 수 있을지 선뜻 확신이 들지 않았다. 군인 정신과 하루 9000원 ‘애국 페이’만으로 수십년 간 바다 위 생활을 감내하라는 건 쉽지 않은 요구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올해부터 육군 최전방GP·GOP, 해군의 함정 근무 등 경계 부대 근무자들의 시간 외 근무 수당 인정 시간을 확대하고 숙소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는 대위 이하 장교·부사관 등 초급 간부들에게만 해당한다. 정작 이들의 미래인 현장 지휘관들은 복무 여건 개선에 관한 한 소외 당하고 있는 셈이다.

우수한 젊은 장교들의 유출을 장기적으로 방지하는 것 역시 군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군의 허리’인 영관급 장교들에 대한 보상 체계와 임무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평택=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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