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감사위원 임명안을 재가했다. 유 신임 감사위원은 17일 퇴임하는 임찬우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정식 임명 일자는 18일이다. 후임 사무총장에는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이 임명됐다.
감사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재해 감사원장이 이같은 신임 감사위원과 사무총장 임명안을 윤 대통령에게 제청해 재가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원 사무처를 총괄해 감사를 지휘하는 사무총장이 사무처의 감사 결과를 심의·의결하는 감사위원으로 직행하는 것은 9년 만이다.
임기 4년의 차관급 정무직인 감사위원은 감사원장과 함께 감사위원회의를 구성해 감사원의 주요 감사 계획과 감사 결과 등을 다수결로 심의·의결한다. 유 신임 감사위원은 지난해 11월 임명된 김영신 감사위원에 이어 윤 대통령이 임명한 두 번째 감사위원이 됐다. 나머지 감사위원 4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1967년생인 유 신임 감사위원은 경남 합천 태생으로, 대아고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유 감사위원은 행정고시38회를 합격한 후 1997년 감사원에 전입해 사무총장, 공공기관감사국장, 심의실장, 지방행정감사1국장, 국방감사국단장, IT감사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감사원은 임명제청 배경에 대해 “서해공무원 피살사건 관련 점검 및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 등을 지휘해 국가·사회적 현안 또는 국민적 의혹을 해결해 감사원의 신뢰를 높였다”고 밝혔다. 이어 “연공서열과 기수를 우선시하는 전례 답습적인 인사 관행을 타파하고, 감사원이 국가와 국민이 요구하는 핵심과제에 역량을 집중시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감사결과를 제시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유 감사위원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으로부터 ‘표적 감사’ 의혹으로 고발당해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감사위원직으로 직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공수처가 처장과 차장이 모두 물러나 사실상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유 감사위원에 대한 공수처 수사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유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임명된 최 신임 사무총장은 1968년생으로, 덕원고와 경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 시라큐스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행정고시35회를 합격한 후 1997년 감사원에 전입해 제1사무차장, 기획조정실장, 특별조사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유 사무총장 체제에서는 기조실장과 제1사무차장을 지내는 등 사무처의 2인자 역할을 맡아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최 사무총장은 실무자 시절인 2008년 ‘적극행정면책제도’를 설계·도입하고, 2018년 적극행정지원단장으로 있을 때는 ‘사전컨설팅 제도’를 마련하는 등 공직자들의 적극행정과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 기여했다. 기조실장 재직 시에는 ‘고위험 중점분야’ 제도 도입을 주도해 감사원이 국가사회의 주요 위험요소에 감사역량을 집중하는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원장은 “감사원 직원들이 실시한 관리자 리더십 평가에서 ‘닮고 싶은 선배’로 연이어 선정되는 등 관리자로서 능력과 인품을 두루 갖춰 조직 내 신망이 두텁고, 감사원 사무처를 혁신적 변화로 이끌 적임자로 판단됐다”며 제청 이유를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