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명품백 논란에 "몰카 정치공작…매정하게 못 끊은게 아쉬워"
페이지 정보
본문
윤 대통령, 명품백 논란에 “몰카 정치공작…매정하게 못 끊은게 아쉬워”
윤석열 대통령은 7일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신년 대담을 통해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이른바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대한 공개 해명을 처음 내놨다. 또 집권 3년 차를 맞이한 올해 국정 운영 구상도 밝혔다. 이와 함께 물가 관리와 의대 정원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 저출산, 남북 관계, 한미일·한중 외교 등 국내외 현안에 대한 입장도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4·10 총선에 공천과 관련해 어떤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며, 참모 출신이라고 공천에서 특혜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김 여사가 당시 최씨를 만나게 된 경위 등을 먼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이다. 아내 사무실이 그서초동 아파트 지하에 있었다. 검색기를 설치하려면 복도가 다 막혀 주민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며 “최씨가 아내 아버지와 동향이고, 친분을 얘기하며 왔다”고 했다. 이어 “내가 볼 때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며 “사저에 지하 사무실도 있고 하니까, 최씨가 자꾸 오겠다고 해서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내게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더라면, 나는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가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아쉽다’는 표현을 반복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에서 이 사안을 정치공작이라고 부르며 김 여사가 공작 희생자가 됐다고 이야기하는데 동의하느냐’는 앵커 물음에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며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 이렇게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도 “정치공작이라고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 안 하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선을 그을 때는 선을 그어가면서 처신해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이제 관저에 가서 그런 것이 잘 관리될 뿐 아니라 앞으로는 조금 더 선을 분명하게 해서 국민들께서 오해하거나 불안해하시거나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그런 부분들은 분명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폐지된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임명 등 김 여사에 대한 제도적 보좌 계획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것 가지고 민정수석실이다, 감찰관이다, 제2부속실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제2부속실은 우리 비서실에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는 별로 도움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어떤 제도든 간에, 어떤 비위나 문제가 있으면 사후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제 아내가 내치지 못해서, 상대가 자꾸 오겠다고 하니까, 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걸 박절하게 막지 못하면 제2부속실이어도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에 대해선 “감찰관은 국회에서 선정해 보내고, 대통령실은 받는 것”이라며 “제가 사람을 뽑고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김 여사와 부부싸움을 했느냐는 마지막 질문엔 “전혀 안 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당내 공천에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에 대한 후광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후광이 작용하겠습니까”라며 “대통령실의 후광이라는 게 있기 어려울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에 총선 나가는 분들도 다 정치에 뜻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며 “출마자들에게 특혜라고 하는 것은 아예 기대도 하지 말고, 나 자신도 그렇게 해줄 능력이 안 된다, 공정하게 룰에 따라 뛰라고 그렇게만 말했다”고 했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취임할 무렵에 통화를 좀 했고, 최근 통화한 적은 없다”며 “선거 지휘나 공천이라든지 이런 데에는 관여하지 않겠다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가까운 사이였지만, 제가 ‘총선 끝나고 보자’고 했다”며 “본인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최근 30%대 박스권에 갇힌 국정 지지율에 대해서는 “기대하고 국민들이 선출한 건데 그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든지 그런 게 많기 때문”이라며 “제게 실망을 이 정도로 덜 해주는 것만으로 저는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우리가 마음먹으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국가 운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NPT핵확산방지조약를 철저히 준수하는 게 국익에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핵 개발을 하면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게 된다”며 “핵무장은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 추진 여부에 대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든 안 하든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기 위해선 인도적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다 노력했지만 돌이켜 봤을 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도발 수위를 높이는 북한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은 세력들이기 때문에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을 가할 때도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는 세력이란 걸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과 관련, “동맹국 선거 결과를 예측하거나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그동안 백악관은 물론, 미 의회 양당과도 만나 왔는데 여야 따로 없이 미국의 대외 기조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느꼈다”고 답했다. 한일 관계를 두고선 “기시다 총리는 아주 정직하고 성실한 정치인이며 둘 사이 합의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지도자”라고 했다. 한중 관계와 관련해선 “기본적인 대외 관계 기조는 다르지 않다”며 “요소수 사태 같은 것이 있었지만 이른 시일 내 문제가 관리되고 있고 한중관계 문제도 크게 우려할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고령화 때문에 의사 수요는 점점 높아간다”며 “의대 정원 확대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의사의 법적 리스크를 많이 좀 줄여주고, 보상 체계를 좀 공정하게 만들어 주겠다”며 “필수 진료를 의사들이 지킬 수 있게 하는 정책, 지역 완결적 의료 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더는 지체할 수 없게 의료 개혁을 추진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최우선 국정과제라고 할 수 있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효율적으로 가동해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물가와 관련, “국민의 생활물가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와 또 공급정책을 통해서 물가 관리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자산 형성을 위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세 제도에 의한 규제적 측면들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협상이 불발된 데 대해서는 “처벌 수위가 굉장히 높고, 책임 범위가 굉장히 확대돼 중소기업이 감당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무리하게 확대하지 말고 실제 사고를 줄이는 것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더 면밀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 |
관련링크
- 이전글"명품백이 조그마한 파우치?" "홍보대행사 된 KBS" 野 비판 잇따라 24.02.08
- 다음글국민의힘 옷 입는 채원기 변호사 24.02.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