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최초 생체 간이식, 한국서 개발한 기술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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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서 간이식 배운 코스타리카 의료진
지난달 자국 첫 성인 생체 간이식 성공 연수단 24명 4년 전 아산병원 연수 후 현지 생체 간이식 시스템 구축 “이곳 코스타리카 환자의 삶이 바뀌었습니다” 코스타리카 최초로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어머니 자네트 로리오 씨왼쪽와 간 기증자인 딸 비앙카 오비에도 씨가 수술 25일차를 맞아 기념 사진을 찍었다. /서울아산병원 한국 외과의사가 30여년 전 처음 개발한 간이식술이 지구 반대편 중앙아메리카에 자리한 작은 섬 코스타리카에서 첫 열매를 맺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코스타리카 사회보장청 산하 칼데론 구아디아 병원 간이식팀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전수받은 간이식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달 코스타리카 최초로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1991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석좌교수는 생체 간이식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이식되는 우엽 간에 새로운 중간정맥을 만들어 우엽 간 전全 구역의 피가 잘 배출되도록 하는 ‘변형 우엽 간이식’을 고안해냈다. 현재 전 세계 표준 수술법이 된 변형 우엽 간이식을 통해 코스타리카의 간경화 환자 자네트 로리오Lorio·60 씨가 딸 비앙카 오비에도Oviedo·32 씨의 간을 무사히 이식받아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4년 전 코스타리카 의료진이 생체 간이식을 배우러 20시간을 날아 한국을 방문했고,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한 달 넘게 따라다니며 온종일 술기를 익힌 결과였다. 그날 코스타리카에서의 첫 수술은 한 치 오차 없이 끝났다. 환자 로리오씨는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며 8일차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생체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에 비해 수술이 까다롭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 높은 생존율을 담보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코스타리카는 장기 기증률100만명 당 7명이 낮고 대기자 사망률30%이 높아 생체 간이식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 연수를 받은 코스타리카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이 자국 최초로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사진은 2019년 연수 당시 모습. /서울아산병원 그간의 이식 경험을 토대로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은 생체 간이식에 도전하기 위해서 변형 우엽 간이식과 2대 1 생체 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18년 당시에만 생체 간이식 5000례를 시행한 서울아산병원에 협력을 요청했다.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 24명은 2019년 12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이식 연수를 받았다. 연수단은 외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 수술실·중환자실 간호사로 구성됐다. 수술, 수술 후 간호, 합병증 치료에 대해 6주씩 교육 받았다. 연수단은 매일 아침 7시에 진행되는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뇌사자 구득 과정과 밤늦게 시행되는 응급 수술도 참여했다. 연수 후 자국으로 돌아간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은 생체 간이식 수술 프로그램을 비롯해 간이식 혈관 재건 개선, 복강경 수술 프로그램, 간이식 간호기술 표준화, 중환자실 간호관리, 간이식 수혜자 감염관리 등 다양한 시스템을 현지에 구축해나갔다. 이러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올해 4월 성인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시켰다. 수술을 집도한 바네스 로페스 칼데론 구아디아 병원 간이식팀 간췌장담도 및 이식외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의 도움으로 이곳 코스타리카 환자와 가족의 삶이 바뀔 수 있었다”며 “우리가 생체 간이식 자립에 성공하기까지 성심성의껏 의술을 전수해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우리에게 연수 받는 동안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애쓰던 코스타리카 의료진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어려운 수술을 스스로 훌륭하게 해낸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에게 깊은 축하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병원 측은 “간암 발생률 최상위 국가인 몽골과 베트남에는 2011년부터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 50여명이 연 2~4회씩 방문해 현지 의료진을 양성하고, 현지 의료진 250여명을 서울아산병원으로 초청해 교육도 했다”며 “그 결과 몽골 국립 제1병원과 베트남 쩌라이병원, 호치민대학병원에서 간이식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병원 측은 또 “2001년 터키 최초 성인 생체 간이식, 2004년 프랑스 최초유럽 최초 2대1 생체 간이식, 2006년 터키 최초 2대1 생체 간이식, 2016년 중동 카타르 최초 성인 생체 간이식, 2019년 카자흐스탄 최초 2대1 생체 간이식을 성공시켰다”며 “지난해 9월에는 ‘간이식 8000례생체 6658건, 뇌사자 1342건, 수술 성공률 98%’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코스타리카 칼데론 병원 간이식팀 의료진이 ‘감사합니다Gamsa #x2013; hamnida 서울아산병원’이라는 메시지를 넣은 단체 사진을 편지와 함께 전달해왔다.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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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김경은 기자 e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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