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신상 털린 얼차려 중대장에 비판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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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장 실명·출신 대학 등 확산돼
성별 알려지자 여군 혐오발언까지 "신상 더 털어주세요" 유료 후원도 "공격 표출보단 진상규명 힘써야"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사망한 육군 을지부대12사단 훈련병을 지휘한 중대장의 신상 정보가 온라인상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혹행위 정황에 비판 여론이 고조되면서 사적제재 분위기가 거세다. 중대장의 성별이 노출되면서 젠더 갈등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엔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 A씨의 실명과 나이, 성별, 출신 대학 및 학과, 얼굴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A씨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주소와 사적인 사진들도 유출됐다. 유튜브에는 A씨의 과거를 폭로하는 영상도 다수 올라왔다. 한 유튜버가 중대장의 신상을 정리했다며 올린 동영상엔 "대학 시절부터 XXXX로 유명했다" "저 X한테 안 당해본 훈련병이 없어서 악마로 유명했다" 등 신상을 특정하는 발언과 함께 인신공격성 댓글이 달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속 시원한 신상 공개를 응원한다" "더 폭로해달라"며 해당 유튜버에게 유료 후원도 했다. A씨가 여성이라고 알려지면서 젠더 갈등도 불거졌다.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여군이 완전군장이나 얼차려를 해본 적이나 있겠느냐" "중대장이 남자였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여군은 지휘 자격을 주면 안 된다" 등 여군 비하 반응이 나왔다. 이에 여초 커뮤니티는 "성별과는 무관한 일인데 또 여성혐오냐" "여자도 군대 가라고 할 땐 언제고 이럴 땐 또 여자라서 문제라고 한다" "남성 간부가 벌인 사고에선 성별 언급한 적 있느냐" 등의 반박 글이 이어졌다. A씨에 대한 무차별적 신상털기에 군 당국은 A씨의 심리상태 관리를 위해 멘토를 배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 가해자 감싸기라는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에는 "범죄자 인권 보호에 진심인 나라" "피해자보다 여전히 가해자가 중요하냐"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했다" "심리 상담은 사망 훈련병 유족들이 받아야 한다" 등의 격앙된 반응이 빗발쳤다. 이 같은 특정 개인에 대한 불특정 다수의 무차별적 사적제재가 사건의 본질을 가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신상털기는 특정 대상을 비난함으로써 정의감을 표출하는 방식일 뿐"이라며 "지금은 집단 폭력으로 공격성을 표출할 때가 아니라 군내 가혹행위에 대한 진상 규명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등에 따르면, 비방 목적으로 온라인 등에 허위사실을 게재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사실을 적더라도 비방할 목적과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이 인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편 이날 전남 나주의 한 장례식장에서는 숨진 훈련병의 영결식이 육군 부대 장례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조우제 육군 제12보병사단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와 유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숨진 훈련병은 입대 열흘 만인 23일 오후 5시 20분쯤 강원도 인제의 신병교육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다 갑자기 쓰러졌다. 군기훈련 당시 훈련병들은 완전군장을 하고 연병장 구보와 팔굽혀펴기 등 얼차려를 받았다. 강원경찰청은 육군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 A씨와 부중대장 등 2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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