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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틀막 사지연행 당한 카이스트 졸업생 "민주국가 맞나"[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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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3회 작성일 24-02-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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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부의 연구개발Ramp;D 예산 삭감을 항의했다가 행사장에서 끌려나온 졸업생 A씨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졸업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부의 연구개발Ramp;D 예산 삭감을 항의했다가 행사장에서 끌려나온 졸업생 A씨가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과학계와 과학을 전공한 대학 선·후배들이 크게 위축된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6일 카이스트KAIST 학위수여식졸업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하던 중 정부의 연구·개발Ramp;D 예산 삭감에 대해 항의하다 대통령실 경호원에 의해 끌려나간 카이스트 석사과정 졸업생 A씨27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졸업식장에서 끌려 나온 뒤 대전 유성경찰서로 넘겨져 신원확인 등의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풀려난 직후 유성경찰서에서 만난 그의 머리와 넥타이는 흐트러져 있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던 졸업 학위복에는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는 듯한 손자국 등 얼룩들이 남아 있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예산 삭감에 대한 비판 내용을 적은 피켓을 들고 항의하자 졸업 학위복을 입은 경호원 5~6명이 입을 틀어막고, 팔다리를 잡아 복도로 끌고 나갔다”며 “학생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고 이렇게 끌려나가는 게 민주국가가 맞는지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국가 Ramp;D 예산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올해 관련 예산은 총 26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전년 31조원 대비 15% 가량 삭감된 수치로, 정부의 Ramp;D 예산이 줄어든 것은 1991년 이후 처음이다.

그는 경호원들에 의해 졸업식 현장에서 쫓겨난 뒤 인근 대기실에서 30여분 머물렀다고 했다. 그는 “경호를 총괄하는 분이 찾아와 ‘법을 위반했으니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대기하라고 했다”며 “이후 경찰들이 경찰서로 연행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그가 녹색정의당에서 활동한 이력을 들어 항의 발언과 정당의 연관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그는 “약 3년 전부터 해당 정당에서 활동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정당에서는 오로지 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만을 해왔다”며 “이번 행동은 개인적으로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도 “이번에 사지가 잡힌 상태로 끌려나간 데에 대해서는 꼭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19일 오전 녹색정의당과 함께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번 사태 이후 카이스트 동문들이 항의하는 등 각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카이스트 동문 10여명은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은 과학 기술 예산을 삭감해 놓고 미래 과학 기술 인재들이 모인 2024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 뻔뻔히 나타나 축하 연설을 했다”라며 “행사 주인공인 졸업생이 ‘Ramp;D 예산을 복원하라’는 목소리를 한번 냈다는 이유로 가차 없이 입을 막고 쫓아내 강제 연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카르텔 운운하며 연구·개발 예산을 날려놓고는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막힌데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 끌어내느냐”고 비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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