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日 핵·미사일·납치 간섭 털면 기시다 수상 평양 방문할 수도" > 정치기사 | politics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부부장이 15일 북한의 방위권과 납치자 문제 등에 대한 정치적 결단을 조건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평양방문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북한의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이 핵·미사일과 납치 문제로 자신들에게 간섭하는 악습을 털어 버린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이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일관계에 대해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예산위원회에서 북일정상회담 추진 관련 질문에 "작금의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면서 "나 자신이 주체적으로 움직여 정상끼리 관계를 구축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북일 당국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비밀접촉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기시다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조일북일관계 문제에 대해 종전과는 다른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된다고 평가한 데 대해서도 유의한다"며 "이번 발언이 과거의 속박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조일관계를 전진시키려는 진의로부터 출발한 것이라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조건을 걸었다. 그는 "일본이 이미 다 해결된 납치 문제나 조일관계 개선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핵, 미사일 문제를 전제부전제조건로 계속 들고 나온 것으로 하여 두 나라 관계가 수십 년간 악화일로를 걷게 되였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방북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식 사죄하고 생존 피해자 5명을 귀국시킨 뒤로,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됐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김 부부장은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하여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털어 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며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적대의식과 실현 불가한 집념을 용기 있게 접고 관계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다만 현재까지 우리 국가 지도부는 조일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구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접촉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기시다 수상의 속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 개인적인 견해일 뿐 나는 공식적으로 조일관계를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입장 자체는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동생인 김여정이 개인적인 견해라고는 해도 직접 나서서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부부장의 담화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도 반영한 것으로 관측된다.



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redpoin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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