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갈수록 전공의만 큰 피해…그들이 돌아오게 손 내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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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갈등] 교수들 설득해 ‘집단 휴진’ 막은 정희진 고대구로병원장 인터뷰
지난 9일 서울 구로구 고려대구로병원에서 정희진 병원장이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의료가 파행하는 이 상황이 장기화하면 우리 전공의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며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돌아올 집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김지호 기자 고려대의료원 일부 교수들은 지난달 30일 집단 휴진을 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정 원장은 진료과장 회의를 열고 “환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실제 교수들은 집단 휴진일에도 대부분 정상 진료를 했다. -교수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설득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약속된 환자들을 진료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교수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진료일을 지키는 것은 환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그 약속을 바꾸는 것은 신뢰의 문제라고 이야기드린 것뿐이다.” -의대 교수 집단 휴진을 어떻게 보나. “사실 교수들은 휴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진료를 미루면 앞으로 더 많은 진료를 해야 하는데 진료의 질이 떨어질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집단 휴진일은 교수들이 체력적 한계를 겪는 상황에서 쉴 수 있는 날을 상징적으로 정한 게 아닐까 싶다.” -환자들은 불안해한다. “당연히 불안하실 것 같다. 그런데 휴진을 해도 일정을 조정해 일일이 연락을 드리도록 하고 있다. 진료가 많이 밀릴 것 같은 교수들은 휴진을 함부로 못 하기도 한다. 의사들은 환자를 위한 책임감과 소명 의식으로 일한다.” -전공의는 어떻게 돌아오게 하나. “전공의들이 돌아오는 것은 중요하다. 이 상황이 장기화하면 우리 전공의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도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의료진이 갈수록 지쳐가고 있다. “원래 전공의가 없는 병원의 운영을 참고하고 있다. 전문의들이 과거보다 진료에 기여할 수 있게 하고, PA진료 보조 간호사들을 더 교육하고 있다. 이 체제로 병원이 적응해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전공의들이 돌아왔을 때 격무에 덜 시달릴 것이라고 본다.” -전공의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나. “예측하기 어렵다. 최선을 다해 버티겠지만, 병원 운영난 등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겠지만 지금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 교수들은 환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병원을 지킬 것이다.” -정부의 의료 개혁을 어떻게 보나. “중증·필수 의료 강화 등 개혁의 방향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과정이 조금 급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필수 의료 문제가 의사 부족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인을 의사들과 논의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의료 공백 상황에서 병원장의 역할은. “병원에는 다양한 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화합이 중요하다. 저희 병원은 대학 병원으로서 의학 연구에도 중심이 되고 있다. 진료와 연구가 적절히 이루어지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진료만으로도 벅차서 걱정이다.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 병원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하는 것이 제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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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정해민 기자 at_ha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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