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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아내 인도 간 건 첫 영부인 단독외교, 지금 영부인은…" [文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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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8회 작성일 24-05-1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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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은 17일 공개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

문재인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1월 9·19 남북군사합의를 먼저 일부 효력정지한 것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대단히 위험하고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접경지역 전역, 육·해·공 전 영역에서 군사 운용을 통제함으로써 얻는 안보 상 이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군사합의는 우리에게 북한의 군사적 도발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막아주는 안전핀 역할을 하는 것인데, 현 정부가 스스로 무력화해버렸으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물인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인 9·19 남북군사합의는 남북 간 일체의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 정부는 지난해 11월 22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도발에 대응해 일부 효력정지를 의결했다. 곧이어 북한은 공식 파기를 선언했고, 올 초에는 서해상에서 포격 도발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선 4장에 걸쳐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홍 장군을 "독립전쟁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분", "보수는 민족·공동체·애국을 중시하는 건데, 그런 가치에 가장 잘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추켜세운 뒤 "이런 분들을 예우하지 않고 도리어 폄훼하고, 세워져 있는 동상을 철거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런 일 때문에 우리 보수세력이 친일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혐의를 자꾸 받게 되는 것"이라며 "뉴라이트라는 극우적이고, 진정한 보수가 아닌 세력에 정부가 오염돼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보훈의 정치화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사안별 비판도 이어갔다.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사태를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최 준비 과정과 비교하며 "평창올림픽 개최 당시 청와대 사회수석실이 여러 번 평창에 가서 개막식 하는 시간대에 직접 추위를 겪어보도록 지시했다. 잼버리 대회도 대통령실이 직접 현장에서 텐트를 치고 체험해보는 점검을 했더라면 그와 같은 실패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무력으로 대만해협 현상을 변경하는 데 절대 반대한다"고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듯한 비판도 있었다. 문 전 대통령은 "미·중 양쪽을 다 배려하는 외교적 표현을 할 수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면서 양안 간 대화를 통한 평화와 안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는 정도로 표현하면 중국도 용인하고 미국도 인정한다"며 "그런데 그것을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식으로 대놓고 표현하면… 외교라는 면에서 현명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2018년 11월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하뷰스

2018년 11월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 오전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하뷰스

문 전 대통령은 배우자 외교 필요성을 강조하며 김건희 여사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단독 방문 논란에 대해 "인도 방문 당시 인도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달라고 초청했다. 나중에 개장할 때 재차 초청했는데, 나로서는 인도를 또다시 가기가 어려웠다"며 "그래서 고사했더니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 아내가 나 대신으로 개장행사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야기를 소상히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아내가 나랏돈으로 관광 여행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담을 진행한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영부인의 첫 외교로 기록될 것"이라고 하자, 문 전 대통령은 "첫 외교가 아니라 첫 단독 외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특히 "세계 외교무대에서 배우자 외교가 활발하다. 정상이 가지 못하는 문화, 복지, 교육 시설은 배우자가 역할을 분담해서 가게 된다"며 "지금 영부인 문제 때문에 안에서 내조만 하라는 식으로 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은 "보수 정부가 국방을 더 잘 챙긴다는 것은 전적으로 허구이고 오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오히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국방개혁이 정체됐고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능력도 지체됐다"며 "보수 정부가 안보를 더 잘한다는 건 국민을 속이는 허구의 이데올로기다. 군 복무조차 안 한 사람이 많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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