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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찬양송…내내 웃다가 끝에서 숭엄해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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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1회 작성일 24-05-1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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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찬양가 친근한 어버이 동영상, 틱톡 등 SNS 화제 영국 BBC방송, 북한음악 전문가 견해 토대로 문제점 분석 만 40세의 김정은, 김일성·김정일과 차별화된 독자행보 관측 국정원, 해당 영상 방심위에 요청해 국내 접속 차단 추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 동영상이 틱톡 등에서 확산 중이다. 많은 댓글이 달리고, 이 노래에 맞춰 K-팝 춤을 추는 모습을 찍어 SNS에 올리는 젊은 세대의 챌린지 영상들도 화제이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북한 및 음악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이 노래가 일부 Z세대의 관심을 끄는 이유와 문제점을 분석했다.

먼저 사람들의 귓가에 쏙쏙 들어와 맴돌게끔 하는 기본규칙으로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 "생기 넘치고 경쾌한 박자",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고음이 아닌 음역", "반복되는 후렴구", "풍부한 오케스트라 사운드" 등을 최대한 의도적으로 살렸음을 꼽았다. 중독성 있는 이 노래에서 마치 "아바 그룹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BBC방송은 그러나 이 노래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 중 대부분이 "이 노래의 가사가 미국을 괴멸 시키겠다고 위협하고, UN제재를 위반하며, 여러 차례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인물", 즉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임을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노래가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달 16일 북한의 화성지구 2단계 1만가구 준공 축하 공연에서였다.

이지순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7년 려명거리, 2022년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지구와 같은 기념비적 건축물 준공식의 경우 모두 4월 13일에 개최해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 태양절의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김정은의 나이가 만 40세가 되는 올해는 태양절 명칭을 4.15절로 변경하고 화성지구 2단계 림흥거리 준공식도 태양절 다음 날에 별도로 개최해 김일성 생일과는 거리를 두며 김정은 자신의 독자성을 강조했다.

이 때 함께 공개한 친근한 어버이 노래는 과거 아버지 김정일을 찬양했던 노래 친근한 이름을 대체하는 김정은만의 독자적인 권위를 높이는 내용으로 분석됐다.

3분 52초의 가요 동영상에는 북한 어린이들과 병사들, 청년들, 노인들, 의사와 간호사, 공장 노동자, 운동선수, 방역요원, 고려항공 승무원 등 다양한 직군의 인민들이 활력과 기쁨에 찬 모습으로 등장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뮤직비디오 형태의 새 선전가요 친근한 어버이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김명식 해군사령관이 청년 해군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리춘히 등 조선중앙TV 아나운서들이 엄지를 치켜들고 화면을 향해 밝게 웃으며 친근한 어버이 김정은을 찬양하는 모습도 포함됐다.

한류 등 외부 문물을 접한 북한 인민들의 눈높이를 감안해 과거와 다른 파격적인 연출로 선전 선동성을 강화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영상에서 모두 23차례 등장한다. 이 중 8번이 남녀 어린이들과 함께 한 장면이다. 4번은 노병 등 백발의 노인들과 함께 했다. 김정은을 중심으로 미래세대와 노인세대의 연속성을 강조하며 나라 전체의 어버이로서의 이미지를 내세우려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북한의 국기붉은기 제외는 모두 19개 장면에서 등장했다. 다양한 국기형상을 통해 애국심을 고조시키고 어버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김정은 시대 북한이 강조하는 우리 국가제일주의, 더 나아가 최근에 제기한 남북 2국가론과도 연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은은 영상에서 미소를 띠든 활짝 웃든 내내 웃는 모습이었다. 다만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을 배경으로 딸 주애와 걷는 장면에서 근엄한 표정으로 변하더니 영상의 맨 마지막에는 위엄에 찬 액자사진으로 등장했다.

과거 북한의 모든 가정에서 볼 수 있던 김일성과 김정일의 액자 사진과 같은 형태의 김정은 초상 사진을 백두산 천지 위에 올린 모습으로 동영상을 끝낸 것이다. 김일성·김정일의 권위와 차별화하면서도 백두혈통이라는 권력세습 기반을 강조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지순 연구위원은 "내내 나오던 웃는 모습과 구분되는, 북한식 표현으로 숭엄한 표정, 즉 숭고하고 엄숙한 모습"이라면서, "이는 비록 친밀하고 거침없이 인민대중과 접촉하며 친근한 어버이로 불리더라도 근원적으로 수령의 권위를 절대화하는 이미지"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 노래 공개 뒤 "온 나라 인민들 속에서 폭풍 같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대내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열린 전국 선전간부 대상 강습회에서는 김정은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를 일색화하자며 이 노래의 합창 경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친근한 어버이, 위대한 수령, 주체의 태양 등으로 우상화되며 통일 흔적 지우기 등 선대 수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김정은의 최근 행보는 앞으로 김정은주의로 포괄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국정원은 SNS에서 화제가 된 친근한 어버이 동영상 차단에 나서 조만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국내 접속 차단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심위가 심의를 통해 접속차단을 의결하면 국내에서는 해당 영상을 볼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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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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