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도, 노병도 울었다…채상병 특검법 국회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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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사일정 변경해 상정하자 국힘 퇴장... 홀로 남은 김웅 포함 168명 전원 찬성
[박소희, 남소연, 유성호 기자] [기사보강 : 2일 오후 3시 56분]
수해복구현장에 지원을 나갔다가 상관의 무리한 지시로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그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진상규명에 매진했던 박정훈 대령. 그리고 진실이 드러나는 일을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국방부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하는 채 상병해병 특검법이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여부가 아직 남았지만, 진상규명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본회의 안건에 없던 채 상병 특검안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강행했다. 국민의힘은 이 자체를 반대해왔기 때문에 김진표 국회의장은 줄곧 여야가 합의해오라며 공을 떠넘겼다. 그는 본회의에서도 민주당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을 제출했음을 고지한 뒤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 마지막 중재를 시도했다. 약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가지로 고려한 끝에 오늘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표결처리하겠다"고 했다. 협상 결렬이었다.
민주당 쪽 의석에선 박수가 터져나왔지만,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는 "국회의장님!" "그만하세요!"라는 고함이 이어졌다. 곧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부분 퇴장했지만, 김웅 의원은 자리를 지켰다. 이에 따라 토론 없이 표결이 이뤄졌고,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처리 후 김 의장은 채 상병 특검 상정을 선언했다. 다시 한 번 발언대로 나온 박주민 의원은 "채 해병 사망사건이야말로 특검을 도입해야 하는 대표적 사건"이라며 "외압의 증거가 온천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 사건을 조사했던 박정훈 대령의 이야기 잠깐 하겠다"며 "박 대령은 대한민국은 국방의 의무가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채 해병의 억울하고 안타까운 죽음은 내 가족이나 친척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 실체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고, 또 다른 채 해병의 죽음을 막는 일, 그리고 채 해병 순직사건의 진실을 밝히라는 것은 총선 민심이기도 하다"며 "민심을 잘 받들어서 정치하는 것은 국회의 의무"라고 했다. 표결 결과는 재석 168인 전원 찬성이었다. 붉은색 해병대 티셔츠를 입고 방청하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관계자 20명은 상기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국회 직원들은 착석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덤덤하게 경례를 마쳤다. 채 상병 사건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결국 그는 눈가를 훔쳤다. 머리가 허옇게 샌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몇몇은 꺽꺽 오열하며 본회의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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