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설 동문서답한 윤 대통령…왜 따져 묻지 않았냐고요? [Th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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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간이 없지 관심이 없냐!’ 현생에 치여 바쁜, 뉴스 볼 시간도 없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뉴스가 알려주지 않은 뉴스, 보면 볼수록 궁금한 뉴스를 5개 질문에 담았습니다. The 5가 묻고 기자가 답합니다. ▶▶정문정 작가의 자기표현 특강 휘클리 심화반 신청하기. 검색창에 휘클리 심화반을 쳐보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631일 만입니다.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이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같은 현안에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73분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뒤에도 ‘대통령의 생각을 모르겠다’ ‘더 답답해졌다’는 반응이 적지 않은데요. 왜 기자회견이 국민의 궁금증을 제대로 풀어주지 못한 걸까요? 기자회견은 어떻게 진행된 걸까요?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치부 이승준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출입기자단과 대통령실이 사전에 협의한 게 있을까요? 이승준 기자: 그런 건 없었어요. 사전에 대통령실로부터 공지 받은 건 이 정도였어요. “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국민보고 형식으로 20분간 생중계 담화를 하고 기자회견이 1시간 남짓 진행될 것이다.” “질문 주제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정치, 외교·안보, 경제, 사회 분야로 나눠서 질문을 받겠다.”
기자들이 질문을 대통령실과 사전에 조율하거나 대통령실에 미리 제출하지 않았고요. 기자들끼리도 질문을 조율한 건 없었어요.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300여 명 되는 거로 아는데, 수가 많다 보니 기자단 안에서도 조율이 사실상 불가능했고요. 질문자 선정은 대변인이 임의로 선정한다고 했어요.
[The 2] 깊이 파고들었던 질문이 많지 않았어요. 대통령 답변을 듣고 미흡하다고 판단했을 때 곧바로 추가 질문을 할 수는 없나요? 이승준 기자: 추가 질문을 할 수 없다고 사전에 못을 박은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기자회견에 145명의 기자가 참석했고 모두 손을 드는 상황이었어요. 시간은 한정돼 있고요. 추가 질문을 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측면은 있어요. 정말 오랜만에 하는 기자회견이고, 윤 대통령에게 질문할 사안이 정말 많았거든요.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나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더 묻고 싶은 매체가 있었고,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관계를 묻고 싶은 매체가 있었고, 경제 현안이나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견해를 묻고 싶은 매체도 있었고…. 그런데 한정된 시간에 최대한 많은 매체에 질문 기회를 주는 방식이니, 다들 기회가 사실상 한 번이라고 예상했어요. 대변인도 바로 다음 질문자를 선정했고요. [The 3] 채 상병 수사 관련 의혹의 경우 대통령의 ‘격노설’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했으면 어땠을까요? 당사자 대통령이 앞에 있었잖아요. 이승준 기자: 대통령 ‘격노설’에 대한 질문이 초반에 있었어요. “대통령실 외압 의혹과 대통령이 국방부 수사 결과에 질책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에 대해서도 입장 부탁한다.” 그런데 대통령의 답은 동문서답이었거든요. “순직 사고 소식을 듣고 국방부 장관에게 질책했다. 생존자 구조 상황이 아니라 돌아가신 분 시신 수습하는 일인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해서 이런 인명 사고가 나게 하느냐.” 기자가 물었던 내용과 다른 질책을 언급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다음 질문자로 선정됐을 때 격노설을 다시 물어볼까 고민했어요. 아니면 채 상병 수사 건에 대한 외압 의혹으로 출국 금지된 상태에서 임명된 이종섭 호주대사 건을 물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격노설을 다시 물었을 때 윤 대통령이 앞에서 한 답변을 비슷하게 또 할 거란 우려가 있어서 결국엔 호주 대사 건을 물었어요. 결과적으로 저를 포함해 기자들이 더 끈질기게 팩트를 따져 물었어야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The 4] 윤 대통령이 들어올 때 기자들이 일어나던데, 약속한 거였어요? 이승준 기자: 기립은 대통령실이 요청한 건 아니었어요. 앞서 2022년 100일 기자회견에선 기자들이 기립을 안 했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기자단 안에서 과거 정부 기자회견 때도 기립한 적이 있고,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갖출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어요. 일어설지 말지는 개인 판단에 맡겼고요. [The 5] 기자들 자리 배치는 어떻게 했어요? 이승준 기자: 기자회견은 출입하는 언론사 모두를 대상으로 했어요. 다만 한 매체당 여러 명이 출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회견장에는 매체당 한 명만 입장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145명, 즉 145개 매체가 참여한 거고요. 앞에는 종합지, 경제지, 통신, 방송, 외신이 각각 나눠서 자리를 배분하는 지정석이었어요. 뒷자리는 입장하는 대로 앉는 자유석이었고요. 모두 앞자리에 앉을 수 없다 보니 신문, 통신, 방송, 외신은 각각 기자단 안에서 알아서 결정했어요. 한겨레가 속한 종합지 기자단은 사다리를 타서 누가 앞자리에 앉을지 선정했고요. 저는 사다리에서 탈락하지 않아서 앞에 앉을 수 있었어요. ▶▶[The 5]에 다 담지 못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의 현장 이야기를 휘클리에서 읽어보세요. 주간 뉴스레터 휘클리 구독하기. 검색창에 ‘휘클리’를 쳐보세요.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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